"대패질을 하고 가죽을 다듬다보면 멀어져 가고 밀려나고 밀어내는 것들이 마음속에서 소용돌이치고 있음을 느낀다. 갑갑한 현실을 잊게 해주기도 그래서 현실 감각을 멀게 하기도 하지만 그래서 둔감했던 감각의 세포들이 되살아나 다른 꿈속으로 나를 밀어 넣는다. 바느질은 잡스러운 고민을 가라앉히고 조용히 나 자신을 되돌아보게 만든다. 다시 새로운 꿈을 꿀 수 있을까. 결국 공방에서 톱질을 하고 호흡을 가다듬으면서 가죽을 재단하다 보면 이렇게 사는 게 맞는 건지 저렇게 살아가야 하는 게 더 나은 건 아닌지 갈팡질팡하며 내가 무엇을 원하는 것인지 되묻고 되묻다 보면 어느새 책상이 가방이 완성되어 있다. 그렇게 공방의 시간은 쉼 없이 흘러간다. 취미와 직업은 너무나 멀리 떨어져 있어 한쪽으로 각까이 다가갈수록 다른 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