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염소 세 마리가 달달거리며 보도 위로 주인을 따라간다. 염소는 다리가 짧다. 주인이 느릿느릿 놀 양으로 쇠걸음을 걸으면 염소는 종종걸음으로 빨리 따라가야 한다. 두 마리는 긴 줄로 목을 매어 주인의 뒷짐진 손에 쥐여 가고, 한 마리는 목도 안 매고 따로 덜어져 있건만 서로 떨어질세라 열심히 따라간다. 마치 어린애들이 엄마를 놓칠까봐, 혹은 기을 잃을까봐 부지런히 따라가듯. 석양은 보도 위에 반쯤 음영을 던져 있고, 달달거리고 따라가는 염소의 어린모습은 슬펐다. 주인은 기저귀처럼 차복차복 갠 염소 껌질 네 개를 묶어서 메고간다. 아침에 일곱 마리가 따라왔을 것이다. 그 중 네 마리는 팔리고, 지금 세 마리가 남아서 팔릴 곳을 찾아다니고 있는 것이다. 팔리게 되면, 소금 한 줌을 물고 캑캑 소리 한 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