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그에게 짜이 한 잔을 건네며 날마다 그곳에 오는 이유를 물었다. 뜨거운 유리잔을 때묻은 손으로 감싸고서 남자는 턱으로 찻집 안을 가리켜 보았다. 처음에는 그가 무엇을 가리키는지 가늠할 수 없았다. 내가 어리둥절해 하자 그는 손가락으로 찻집 안 맞은 편 벽을 가리켰다. 그제야 나는 그곳에 걸린 그림을 보게 되었다. 작은 액자에 담긴 그림이었다. 여러번 그곳을 들른 나도 눈여겨본 적 없는, 찻집 주인의 동생이 그린 평범한 작품이었다. 가느다란 선에 옅은 푸른색과 갈색물감을 번지도록 칠한 그림속에서 사리를 입은 여인이 두 팔로 갓난 아이를 공중에 들어 올리며 사랑 가득한 눈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그림을 응시하는 남자의 눈에 물기가 어려 있었다. 초점없는 눈처럼 보였던 것은 그 물기 때문이었다. 짜이를 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