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소나무는 뿌리에서 다른 식물이 자라지 못하도록 방해하는 물질을 분비해서 주변에 송이버섯외에는 그 어떤 식물도 공존하지 못한다. 그만큼 혼자서 자신의 존재 가치를 드러내려는 독재적인 나무다.
하지만 여전히 소나무는 민족의 상징적인 나무로서 시련과 역경에도 자신의 의지를 굽히지 않고 꿋꿋하게 살아가는 사람을 떠올리게 하는 나무다.
[논어]에 '날씨가 추워진 뒤에야 소나무와 잣나무가 뒤늦게 시드는 것을 알수 있다.'는 뜻을 가진 "세한 연후 지송백지후조야 "라는 구절이 있다.
간단히 '세한송백'이라는 말로 소나무의 지조를 칭찬하기도 한다. 이말은 추사 김정희의 [세한도]의 제발(서화에 그 유래나 비평등을 적은것)이기도 하다. 진정한 군자는 시련과 역경. 고난과 환난을 당해봐야 그 진가를 알 수 있다는 말이다.
소나무는 암꽃과 수꽃이 한 나무에서 피는 암수동체형나무다. 유전학적으로 근친교배는 형질 유전자를 약하게 만든다는 사실을 알았던 것일까. 같은 나무에 암수꽃이 같이 피지만 수꽃을 아래 나뭇가지에 피고 암꽃은 꼭대기 쪽에 피도록 설계되어 있다. 이런 소나무의 영리함을 보고 생명의 경이로운 신비를 느끼지 않을 수 없다. 풍매화인 소나무의 꽃가루가 바람에 날려 위로 올라갈 가능성을 가급적 방지해 남매간에 수정이 안되도록 조치한 것이다.
게다가 암수꽃이 피는 시기를 일주일 정도 차이를 두어 더욱 안전한 조치를 취해 놓았다. 더욱 놀라운 사실은 남매수정 불가라는 원칙론만 내세우다 자칫 번식이 안되는 위험한 상황이 발생할 가능성을 대비한 소나무의 영리한 전략이다.
소나무는 바람과 정면으로 부딪히면서 살아야 하기 때문에 땅속깊게 뿌리를 박고 사는 심근성 深根性나무다. 뿌리의 근본적인 속성으로 인해 일단 한곳에 뿌리를 내리면 여간해서는 다른곳으로 옮겨 심기가 어렵다. 또 한번 꺾인 가지는 재생이 불가능하다.
소나무 중에 금강송은 나뭇가지를 옆으로 길게 뻗지 않고 위로 꼿꼿이 곧추선 상태로 뻗는다. 폭설이 내리면 나뭇가지 위에 눈이 쌓이지 않고 그냥 아래로 미끄러지게 만든 소나무의 생존전략이다.
인간이 보기에는 그냥 붙박여 살아가는 것 같지만 사실은 나무도 서 있는자리에서 오랫동안 살아가기 위한 치열한 사투를 벌이고 있는 셈이다. 소나무처럼 일단 자리를 잡으면 거기서 죽이 되든 밥이되든 성공할 때까지 버텨보라는 메시지로도 해석해볼 수도 있다.
소나무에게 배울 수 있는 문화적 단서는 이념이나 정통에 깊게 뿌리를 박고 원칙과 근본에 기반을 둔 원리주의적 문화다. 소나무는 시류 변화에 아랑곳 하지 않고 자신의 지조와 절개를 지켜나가는 불굴의 의지를 상징한다. 이런 점에서 소나무형 학습은 불굴의 의지와 심지로 자신의 꿈을 향해 가는 일관성있는 학습을 의미한다.
한번 품은 뜻은 반드시 이루겠다는 강인한 정신력과 한파와 풍상에도 불구하고 앞으로 달려가는 용기있는 학습이다. 소나무의 씨앗이 발아되기위해서는 햇볕이 잘드는 메마른 땅이 필요하다. 거기서 소나무 씨앗이 발아되면 장소를 불문하고 자신의 행명력을 연장하기 위해 어떠한 악조건도 이겨낸다.
..
책 나무는 나무라지 않는다 중에서
..
'오늘의 좋은 글' 카테고리의 다른 글
9월에 관한 좋은 시 - 9월이 오면 들꽃으로 피겠네 ㅣ이채 (23) | 2024.09.01 |
---|---|
화를 내려 놓는 방법 (8) | 2024.08.28 |
진실과 지혜에 관한 명언 (22) | 2024.07.18 |
책 10년의 노트 중에서 (26) | 2024.07.14 |
만족에 대하여 (29) | 2024.07.0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