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제가의 처남 이몽직은 충무공 이순신의 후예였다. 하루는 남산에 활을 쏘러 갔다가 잘못 날아든 화살에 맞아 절명했다. 박지원은 [이몽직애사]에서 "대저 사람이 하루를 살아간다는 것은 요행이라 말할 수 있다"고 썼다.
한 관상가가 어느 여자에게 말했다. "당신은 쇠뿔에 받혀 죽을 상이오, 왜양간 근처도 가지 마시오"
그 뒤 여자가 방안에서 귀이개로 귀지를 파고 있는데 갑자기 밖에서 방문을 확 밀치는 통에 귀이개가 귀를 찔러 죽었다. 살펴보니 귀이개는 쇠뿔을 깎아 만든 것이었다.
같은 글에 나온다. 이 해괴하고 알 수 없는 일들이 아침저녁으로 일어난다.정상 운항하던 여객기가 미사일에 격추되고, 하늘에서 강철 화살이 비 오듯 쏟아진다. 세상 사는 일이 내 의지가 아니라 , 내게 그런 일이 일어나지 말란 보장이 없다.
박지원은 또 [이존당기]에서 술로 인한 잦은 말실수로 비방이 높아지자 방에 들어가 나오지 않겠다고 선언한 장중거란 인물의 일화를 소개하며 이렇게 썼다.
"사해가 저처럼 크다 해도 뭇사람의 입장에서 보면 거의 발 들일 데조차 없다. 하루 중에도 그 보고 듣고 말하고 행동하는 것을 증험해보니 요행으로 살고 요행으로 면하지 않음이 없다." 방에 틀어박혀 있다고 쇠뿔의 횡액을 면할 수는 없다는 얘기다.
그렇다면 어찌할까? 계속 요행수만 바라며 살 수도 없고, 삼가고 조심한다고 될 문제도 아니다. 이규보의 [이불 속에서 웃다]여섯수 연작은 밤중에 이불 속에서 세상의 웃을 만한 일들을 떠올리며 혼자 낄낄댄 사연이다. 그중 네 번째는 이렇다.
웃는 중에 네 번째는 바로 나 자신이니
세상살이 잘못 없음 요행일 뿐이라네.
곧고 모나 모자란 것 모르는 이 없건만
원만해서 이 자리에 올랐다고 말하누나.
세상이 험해 요행 아닌 것이 없지만, 어찌하겠는가? 밖에서 오는 환난이야 어찌해볼 도리가 없으니,그래도 우직하게 내 마음자리를 돌아보며 뚜벅뚜벅 걸어갈 밖에 .
책 [점검]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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