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학생인데, 두 가지 진로 중어느쪽을 선택할지 고민입니다. 이럴때는 어떻게 해야 고민을 해결할 수 있을까요?"
"그럴때는 동전을 던져서 나오는 대로 선택하면 돼요. 아니면 손바닥에 침을 뱉어서 튀는 쪽으로 선택해도 되고요. 제가 어릴 때는 갈림길에서 어느 방향이 맞는지 잘 모를 때 그런 방법을 많이 썼어요. 아주 간단합니다.
근거없는 방법 같지만 따지고 보면 아주 과학적인 방법이에요. 어느 한 쪽으로 마음이 70:30 혹은 80:20정도로 기울었다면, 애초에 질문자가 저한테 와서 안 물었을 테니까요. 가령 결혼하면 좋겠다 싶은 마음이 80이고 안 좋겠다 싶은 마음이 20이면 , 결혼하는 쪽으로 본인이 알아서 결정하겠죠. 반대로 좋은 부분이 20이고 안 좋은 부분이 80이어도 안 하는 쪽으로 스스로 결정을 해요.
그런데 고민이라면서 물을 때는 좋은 점과 안 쫗은 점이 거의 50:50으로 비슷할 때입니다. 이럴 때는 헷갈리기 때문에 아무리 고민을 해도 결정을 내리기가 어려워요. 결정을 해도 다음날엔 또 다른 선택이 좋아보여요. 그만큼 양쪽의 비중이 장단점이 비슷하다는 뜻이니까, 사실은 어떤 선택을 해도 별 차이가 없어요.
그래서 동전을 던져서 결정해도 된다고 말하는 거예요. 이런 문제는 오히려 가볍게 선택을 해버려야 해요. 아무리 고민해도 결론이 쉽게 나지 않고, 어느쪽을 선택하든 아쉬움이 남아 후회하기 쉽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지금 질문자의 고민은 사실 '어떤 선택이 더 좋은가? 라는 문제가 아니라 '선택에 따른 책임을 질 것인가?'라는 문제입니다. 질문자가 선택을 두고 고민이 된다면, 선택에 따른 책임을 지지 않으려는 마음이 있을 가능성이 높아요.
결혼하고 평범하게 살지, 출가해서 스님이 될지 고민하는 살마이 있다고 합시다. 그 마음을 잘 살펴보면, 책임 때문에 망설이고 있을 가능성이 높아요. 결혼을 했을 때 따르는 어려움도 책임지지 않으려 하고 스님으로 혼자 살 때 마주하게 될 어려움도 책임지지 않으려고 하니까 쉽게 선택을 못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아요.
선택의 문제는 고민한다고 해결되지 않습니다. 다만 선택에 따른 책임을 지겠다는 자세만 있으면, 그 어떤 결정을 내려도 괜찮아요.
혼자 살겠다고 결정하면 혼자 사는데 따르는 어려움을 감수하면 되고 결혼해서 누군가와 함께 살겠다고 하면 그 사람과 맞추겠다는 각오를 하면 돼요.
결혼해서 살면서, 혼자 살 때처럼 마음대로 살수는 없어요. 입맛, 방의 온도 등 작은 것부터 하나씩 배우자와 맞추면서 살아야 합니다. 그렇게 하기 싫다면 혼자 살아야 해요. 혼자 사는 편안함을 택하는 대신 외로움이 따른다든지, 둘이 사는 것보다는 조금 덜 효율적이라든지 하는 부분을 감수해야 합니다. 둘이살면 번갈아 가면서 밥도 해도 되고, 둘이 한 집에서 살면 집세도 아낄 수 있으니 , 여러모로 효율적인 부분이 많아요.
그런반면, 둘의 다름을 극복하고 맞추면서 살아야 한다는 어려움도 있습니다. 그러니 이건 어느 결정이 낫다고 할 수 없어요. 다만 선택에 따라 일어나는 문제에 책임질 자세가 되어 있는가의 문제예요."
"그러면 저는 덜 후회하는 쪽으로 선택을 하면 될까요?"
"질문자가 돈을 빌릴지 말지 고민하고 있다고 해 봅시다. 돈을 빌리면 당장의 궁함은 해결할 수 있지만 빌린 만큼 이자까지 더해서 갚아야 해요. 지금 궁한 걸 생각하면 돈을 빌리는 편이 낫고, 이자까지 쳐서 갚을 것을 생각하면 빌리지 않는 편이 낫겠죠.
그럴때는 어떤 결정을 하든지 책임을 지면 됩니다. 돈을 빌리면 이자까지 쳐서 갚을 각오를 해야 하고, 그 책임이 싫으면 지금 궁하더라도 빌리지 않아야 해요."
"아 , 이제 알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지금 질문한 학생뿐아니라 다른 분들도 이런 고민을 매일 할 거예요. 그런데 이건 '어떤 선택이 옳은가?'의 문제가 아니라 책임의 문제입니다. 어떤 결정을 내리든지 그 결정에 따른 책임을 지고, 내린 결정에 대한 과보를 기거이 받아들이면 돼요. 그러면 어떤 결정을 내려도 아무 문제가 없어요."
책[나는 괜찮은 사람입니다]/법륜/정토출판/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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