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만권을 읽으면..

다산의 마지막 공부/조윤제/청림출판

다림영 2023. 1. 1. 0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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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범한 힘은 평범한 일상에서 축적된다

 

[심경]의 저자 진덕수는 앞에서 소개한 구절을 이렇게 해설했다.

"시의 뜻은 주의 정벌을 주로 말했지만, 배우는 사람이 일상에서 그 문장을 외우며 상제가 자신의 위에 임해 있는 것처럼 두렵고 삼가는 마음으로 지낸다면 사사로움을 막고 진실함을 지키는 데 크게 도움이 될 것이다. 의를 보고도 반드시 행하고자 하는 용기가 없거나 이해득실에 따라 마음을 바꾸는 사람도 마땅히 이 말을 음미해 스스로 결단해야 한다."

 

압도적인 적을 상대하는 전쟁과 같이 특수한 상황에서만이 아니라, 일상생활에서도 삶을 올바르게 살아가기 위해 위의 구절을 음미하며 새기라는 가르침이다. 흔히 큰일을 하는 사람은 작은 일에 연연해서는 안된다고 말한다. 하지만 일상을 소흘히 하면서 큰일을 이루는 사람은 없다. 진정한 위대함은 작은 일에 대한 따뜻한 관심, 소소한 일상에서의 충실함에서 비롯된다.

 

하늘이 함께한다는 마음가짐은 급박한 때는 물론 평상시의 생활에서도 큰 힘이 된다. 결단의 순간에 망설이지 않게 되고 위기의 순간에도 담대할 수 있다. 평소 생활에서도 하고자 하는 일을 자신 있게 해낼 수 있게 되고, 또 결과에 대해서도 자신감을 가질 수 있다. 하지만 한편으로 생각하면 큰 부담이 되기도 하는 것을 부인 할 수는 없다. 하늘이 나와 함께한다는 것은 하늘이 언제나 나를 주시하고 있다는 것이다. 

 

하늘은 반드시 지켜야 할 선한 본성을 인간에게 주었고 그에 따라 행동하라고 요구한다. 하지만 그 선한 본성은 쉽게 드러나지 않을 뿐더러 따르기도 어렵다. 무엇보다도 눈앞의 이익을 좇고 싶은 마음과 정욕을 이겨내기가 쉽지 않다. 선하게 살고자 결심하고 노력한다고 해도 한번쯤은 눈감고 싶은 유혹이 거세게 몰려 올 때가 있다. 설사 마음을 추스르고 선한 길로 간다고 결심해도 마음이 흔들리는 것, 즉 두 마음이 되는 것은 평범한 우리의 한계일 것이다.

 

살아가며 이러한 순간과 맞닥뜨릴 때마다 이 말을 되새기면 좋겠다. 의로운 일에 앞서서 두려울 때, 사소한 이익 앞에서 흔들릴 때, 옳은 일이지만 눈 감고 싶을 때, 수용할 수 있을 정도의 거짓으로 곤란에서 벗어나고 싶을 때, 이 말을 음미하며 마음을 확고히 붙잡는다면 지나고 나서 후회할 일은 줄어들 것이다. 

 

우리가 두려워해야 할 것은 오직 하늘 뿐이다. p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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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소한 이익앞에서 흔들리며 이제껏 살아왔다. 업을 이어가니 마땅한 이익을 설정해 놓고도 불편하기만 하다. 

얼마전에는 아마도 그래도 수양을 한 덕 이 있었는지 과감히 이익을 덜어 낼 수가 있었다. 다들 그렇게 하는데도 조금만 더 들어오면 음식을 먹다가  걸린 사람처럼  마음이 부대끼는 것이다. 늘 소비자의 입장과 내 입장속에서 흔들리며 업을 이어가고 있다.눈을 감고 과감히 마음찾기를 한 후에야 다른일에 몰입을 할 수가 있었다.

 

언젠가 반지 하나를 주운적이 있었다. 친정엄마에게 반지를 주웠다고 자랑을 했다. '네가 즐거워할 때 그것을 잃어버린 사람은 눈물을 흘렸을지도 모른다'고 나를 바라보며 말씀하셨다. 항상 마주하게 되는 이들의 마음을 먼저 짚어봐야 하는 것을 잊은 적은 없었으나 생업의 적당한 이익도 버릴수 없는 것이다. 

 

그 중심의 적당함을 찾기란 참으로 쉽지 않은 일상이다. 내가 물러서거나 상대가 물러서거나 하는 게임을 매번 한다는 것도 여간 곤욕이 아니다. 생계를 유지해야 하는 적정선에서 물러나면 낭떠러지고 앞으로 가자니 상대의 얼굴이 가로막는다. 예의를 차리는 이익임에도 무조건적인 사람앞에서는 그냥손을 놓아버리기도 하지만  때마다 나를 찾아주는 사람에겐  얕은 주머니가 느껴져도 두 걸음 정도는 물러나는 것이 마음을 편하게 하는 것이다. 

 

책 제목 옆에는 이런글이 씌여 있다. '마음을 지켜낸다는것'..마음을 지켜낸다는 것은 좋은 옷을 입지 않아도 환한 나로 살아가게 하는 힘일 것이다. 마음에 먼지가 쌓이는 것처럼 힘든일은 없다. 어쩌면 앞을 보지 못하는 것과 다름 없을테니.. 

하루하루가 부단한 공부의 연속이어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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