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송 詩

[스크랩] 브래지어/이영숙

다림영 2014. 12. 24. 1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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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래지어/이영숙-

 

 

이봐, 자네 언제 죽었어

내 몸을 떠나지 못하는 봉분 두 채

볕 잘 드는 창가

건조대에 정겹게 누워 있다

한눈에 봐도 부부 같다

나를 밟고 간 상여꾼들은 멀리 떠나고

내가 없는 세상

젖가슴 부풀어오른 꽃들이 봄이 왔다고

난리법석을 떨거나 말거나

죽음은 슬픈 일이라며

바람이 喪主처럼 울어 주었다

많은 옷들이 어깨 흔들며 길게 울어 주었다

죽음에 대해 한 번 생각해 본 적 있었던가

애들이 엎드려 울고불고 할까

 

빛바랜 공동묘지

棺보다 따뜻한 서랍 속에 내려 놓았다

출처 : 詩 동행
글쓴이 : yanggo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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