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송 詩

공주 우거에서

다림영 2014. 7. 26. 1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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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주 우거에서

 

부귀를 이뤄보려 꿈도 꾸면서

젊을 적엔 운명을 믿지 않았지

 

하는 일마다 어찌 그리 뜻과 다른지

몸은 벌써 나이 든 축에 들어가누나.

 

바람부는 언덕에 올라 잎 스치는 소리도 듣고

개울가에 다가앉아 물 위에 뜬 얼굴도 살펴본다.

 

도포 자락 휘날리며 들판을 가는 이

멀리서도 맹 생원인 줄 바로 알겠네

 

18세기의 시인서명원(1725~1802)1763년 잠깐 공주에 내려가 있었다. 우연히 사건에 휘말려 하는 일없이 세월을 보냈다. 무료하게 지내려니 밑도 끝도 없이 온갖 생각이 일어난다. 지금은 포기했으나 한때는 부귀를 쟁취하겠다고 애쓴적도 있고, 운명을 믿지 않고 덤빈 적도 있다. 그러나 뜻대로 된 일 하나 없이 이제 곧 40줄이다. 발길 가는 대로 언덕에 올라 잎새에 스치는 바람 소리에 귀를 기울여도 보고, 개울가에 앉아 얼굴을 뜯어보기도 한다. 그순간 흰 도포 자락 펄럭이며 들판을 가로질러가는 사람이 보인다. 맹 생원이다. 저리가는 것을 보면 좋은 일이 있어 들뜬 기분일까? 그는 아직도 희망을 포기하지 않았는지 모르겠다. 안대회. 성균관대 교수.한문학

 

한자생략..컴 잘 안됨..ㅠㅠ- 조선일보에서 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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