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붓꽃
하굣길에 소나기를 만났다
힘껏 뛰었다
게임방 입구에서 잠시 피했다가
다시 뛰었다
피자 집 담벼락에 붓곷 한 송이
우산도 안 쓰고 비를 맞고 있었다
빗줄기가 세차게 때리는데도
눈을 감고 꿋꿋이 이겨내고 있었다
나도 뛰던 걸음을 멈추고
붓꽃이 되어 서 있어 보았다
멀리 골목 어귀에서
엄마가 우산을 들고
붓꽃처럼 웃고 서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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