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송 詩

붓꽃/최명란

다림영 2014. 6. 20.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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붓꽃

 

하굣길에 소나기를 만났다

힘껏 뛰었다

게임방 입구에서 잠시 피했다가

다시 뛰었다

피자 집 담벼락에 붓곷 한 송이

우산도 안 쓰고 비를 맞고 있었다

빗줄기가 세차게 때리는데도

눈을 감고 꿋꿋이 이겨내고 있었다

나도 뛰던 걸음을 멈추고

붓꽃이 되어 서 있어 보았다

멀리 골목 어귀에서

엄마가 우산을 들고

붓꽃처럼 웃고 서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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