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만권을 읽으면..

독일인의 사랑/막스 뮐러/오늘의 책

다림영 2014. 1. 10. 21:01
728x90
반응형

 

"육체없이도 정신이 존재할 수 있다는 듯이 정신 만을 내세우지 말라. 완전한 존재, 완전한 의식,완전한 기쁨이란 정신과 육체가 하나가 되었을 때에만 있는 것이다. 그것은 육체화된 사랑이며, 정신화된 육체이다.

 

육체가 없는 정신이란 것이 있으면 그것은 유령에 지나지 않는다. 정신이 없는 육체란 시체를 말하는 것이다. 들에 핀 꽃에 정신이 없다고 말할 수 있는가. 꽃은 자기를 지지하고 자기에게 생명과 존재를 준 신의 의지, 또는 조물주의 마음을 가지고 모든 것을 바라보고 있는 건 아닐가. 이것이 바로 꽃의 정신인 것이다. 다만 그 정신이 인간의 경우에는 말로 표현되지만, 꽃은 침묵하고 있는 것이 다를 뿐이다.

 

참된 생활은 언제나 육체적.정신적 생활인것이며, 참된 향유란 항상 육체적.정신적 향유이며, 그리고 또 참된 만남은 육체적.정신적 만남이다.

..

세상에 통용되는 체면이라든가 자제력이라든가 편견 따위는 말하자면, 담쟁이덩굴과 같은 것입니다. 그 무수한 뿌리와 덩굴로 튼튼한 성벽을 장식하고 있는 푸른 담쟁이 덩굴의 모습은 아름답습니다.

그러나 그것이 너무 무성하게 자라도록 내버려두어서는 안 됩니다. 그렇지 않으면 그것이 우리 마음의 온갖 틈새로 들어와서 우리 자신을 응집시키고 있는 시멘트를 파괴해버리기 때문입니다.

..

 

왜 나같은 사람을 사랑하시나요?”

그녀는 이 결정적인 순간을 좀더 앞당기려는 듯이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

왜라니요? 마리아, 어린아이에게 왜 태어났는지 물어보십시오, 꽃에게 왜 피어 있는지 물어보십시오, 태양에게 왜 빛나는가 물어보십시오. 나는 당신을 사랑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에 사랑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그것으로 모자란다고 말한다면, 여기 당신곁에 있는, 당신이 그토록 애독하는 책으로 대답을 대신하겠습니다.”

 

<가장 선한 것은 우리에게 있어 가장 사랑하는 것이 되어야 한다. 그리하여 우리의 사랑에 있어서는 유용과 무용, 또는 이익과 손해, 소득과 상실, 명예와 불명예, 칭찬과 비난, 그 밖에 모든 그런 종류의 일을 고려해 넣어서는 안된다.

 

가장 고귀하고 가장 선한 것은, 다만 그 고귀함과 선함으로 인하여 우리의 가장 사랑하는 것이 되어야 한다. 사람은 이 규범에 따라 외면적으로나 내면적으로나 그 생활을 다스려야 한다.

 

외면적으로라고 함은 피조물에는 선한 것과 악한 것이 있으니 다라서 영원한 것은 어떠한 것에 있어서는 다른것에서보다 더 빛나고 활동한다 .

 

그리하여 영원한 선이 거기서 가장 빛나고 반짝이고 활동하고 인정되며 또 사랑받는 것은, 이것이 즉 피조물 가운데 최선의 것으로서, 그러한 작용이 가장 적은 것은 최악의 것이다. 그러므로 피조물을 다루고 이와 사귐에 있어 이상과 같은 구별을 알고 있으면 가장 선한 것 즉 그에게 있어 가장 사랑하는 것이 될 것이니 애써 사귀고 이와 하나가 되어야 한다.....>

..

 

“..신은 당신에게 고통스러운 삶을 주셨습니다. 그러나 신은 또 당신에게 나를 주어서 고통을 나누어 갖게 하셨습니다.

당신의 고통은 동시에 곧 나의 고통이 되어야 합니다. 우리 함게 그것을 짊어집시다. 마치 배가 무거운 돛을 짊어지듯이, 그러나 돛은 인생의 폭풍속을 지나 결국 배를 안전한 항구로 데려다 줍니다.“

 

..

“...기약없는 슬픔 때문에 하루라도 헛되이 보내지는 말아주게. 될 수 있는 한 남을 위해 노력하는 거야. 사람들을 사랑하고, 또 자네가 그녀와 같은 아름다운 영혼을 이 세상에서 보고, 알고, 사랑했던 것을 신에게 감사해야 하네. 그릭 그녀를 잃은 것 마저도.”

하나님 뜻대로.”

..

한방울의 눈물이 대양에 떨어지듯, 그녀에 대한 사랑은 인류에 커다란 대양에 떨어져서 수 백만의 사람들의 마음에 스며들고, 그들을 감쌌다.- 내가 어린 시절부터 그렇게도 좋아했던 수백만의 타인들을.

 

그러나 오늘과 같은 고요한 여름날, 혼자 푸른 숲속 자연의 품에 안겨서 자기 이외에 사람이 있는지 없는지 모르고, 어쩌면 자기가 이 세상에 혼자 서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 때에는, 추억의 무덥에 뭔가 꿈틀거리는 움직임이 일기 시작한다.

 

그러면 죽어버린 생각들이 다시 일어나고, 그 엄청난 힘을 가진 사랑이 가슴 속에 되살아나, 아직도 나를 깊고 신비로운 눈길로 바라보고 있는 아름다운 존재를 향해 흘러간다. 그러면 수백 만의 사람들에 대한 사랑이 단 한 사람에 대한- 나의 수호 천사를 향한- 사랑으로 변해버린 듯하고, 또한 나의 상념은 이 유한 하고도 무한한 사랑의 알 수 없는 수수께끼 앞에서 침묵하고 마는 것이다. “- 본문중에서

 

------

 

헬렌니어링의 조화로운 삶책을 잃어버렸다. 빌려온 책인데 어디서 잃어버렸는지 도무지 알 수가 없어 결국 인터넷으로 구입해서 어제서야 도서관에 가져다 주었다. 빌린 책 몇 권은 먼저 가져다 주었으나 나머지 그 한권이 그렇게 늦게 가져다 주게 되니 며칠 책을 빌릴 수 없었다.

 

가지고 있는 책 몇권을 번갈아 가며 읽었다언제든 꼭 다시 집어 들게 되는 <독일인의 사랑>이다. 호주머니에 넣어도 쑥 들어가는 책이다. 마음없이 읽다가 마음 가서 읽다가 밑줄 긋고 읽다가 결국 또 이렇게 읽게 되었다.

철학적인 어떤 유식함은 내게 아무것도 없다. 그저 몰라 읽고 알고 싶어 읽고 궁금하여 읽고 뭔가 알것같아 읽을 뿐...

 

아주 어릴때의 기억부터 시작된다. 첫사랑은 평생 가슴에 남는다고 하지만 이렇게 죽음으로 간 사랑은 죽을 때까지 잊지 못하리라. 파릇한 풀잎으로 피지 않은 나이의 사랑은 처음이어서 뇌리에 사뭇 박혀 빼 낼수가 없을 것도 같다.

 

추억 속에 고스란히 묻힌 희미한 영상들, 풋풋하고 채 성숙되지 않은 목소리 붉은얼굴 착한 모습들... 생의 반을 넘기고서도 첫사랑을 간직하고 있음은 크나큰 행복이다.

 

 

주여 뜻대로 하옵소서”..

스님께서 이렇게 받아들이라 하셨다.

지금 내가 여기에 있는 것은 주의 뜻이니 받아들이고 수행해야 할 것이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