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는 복이 의지하는 바이고, 복은 화가 잠복한 곳이다.-58장
재화속에 종종 행복이 숨어있고, 행복속에 때론 재화가 내재해 있다.
당대唐代의 사상가이지 문장가인 유종원은 <진사 왕삼원이 불을 낸 것을 축하한 편지賀進士王參元失火書>를 쓴 적이 있다. 제목을 보면, 재화災禍가 일어난 것을 오히려 다행스럽게 여겼다는 내용임을 짐작할 수 있다. 이 이상한 글을 통해서 울는 노자의 가르침을 더 잘 이해할 수 있다.
왕삼원은 중당中唐때의 진사이며, 유종원의 친한 친구이기도 하다. 그는 글재주로 이름을 날렸다. 또한 집안 형편도 매우 좋아 부유했으나, 가슴속에 큰 뜻이 부족했다. 이 대문에 선비들 사이에서 두각을 나타내지 못하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집에 화재가 나서 온 집안이 남김없이 다 타버리는 일이 발생했다. 왕삼원은 하룻밤 사이에 부잣집 자제에서 끼니조차 제대로 챙겨먹지 못하는 거지로 전락하고 말았다. 참으로 난처한 일은 이전에 그를 싫어했던 사람들마저 이제는 그를 동정하고 연민한다는 사실이었다. 다만 유종원만이 그를 위로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재화를 당한 일을 다행으로까지 여겼으며 그가 화재를 당한 일을 축하 한다는 편지마저 보냈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만일 화재를 당하지 않았더라면, 자네는 아마도 평생 산과 물을 돌아 다니면서 시간을 허비했을 거라네. 종일 어리바리하게 다니고, 평생 어릿어릿해서 별로 특별히 뭐할지에 대한 생각도 없을 것이네. 하늘이 큰 임무를 맡기려고 할 때에는 먼저 그 사람에게 어느 정도의 고통을 주는 법일세. 자네를 안일무사한 상황에서 건지려고 이런 고난을 내려주는 게 아닌가 싶네.
자네는 이를 통해 더 단단해지고 성숙해질 수 있을것이네. 그렇게 되면 자네는 역사가 부여하는 무거운 임무 역시 잘 감당해서 위대한 사업을 성취할 수 있을 것 같네. 다시 말하네만, 자네의 문장과 시는 정말로 훌륭하다네. 그런데도 자네는 좋은 명성을 얻지 못하였네. 그건 남들이 자네의 부귀함을 질투해서 일부러 자네의 문장을 싫어한 면이 있기 때문일세. 게다가 자네의 뛰어난 재주 역시 자네의 부귀함에 영향을 받은 게 없다고는 할 수 없을 걸세. 지금이 아주 좋을 때라네. 불이 한바탕 일어나서 자네의 부귀함을 모두 가져가 버렸으니 큰 어려움 하나가 없어진 셈이네. 자네의 실력은 결국 드러나게 될 것일세. 자네가 성공했다는 소식을 곧 듣기를 바라네.“
노자는 화와 복은 서로 기댄다고 하였다. 이것은 우리들에게 행복 속에 종종 재화의 씨앗이 숨겨져 있다는 것을 말해준다. 그리고 재난이라든지 이치에 맞지 않는 상황을 당했을 때 오히려 그 안에 행복의 씨앗이 잠복해 있을 수 있다는 것을 일러준다.
그래서 역대의 고승高僧들께서는 말씀하시지 않았던가?“ 지혜를 가지고 있다면 복을 받았을 때 다시 복을 지을수 있지만, 무명無明을 가지고 있다면 복을 받았을 때 다시 업業을 지을 수 있다” 라고 말이다.
과연 당신은 어떤 태도를 갖고 좋은 일과 나쁜일, 재앙과 복덕을 맞이할 것인가? 영국의 낭만파 시인 셰릴리는 다음과 같이 말하지 않았던가?
“겨울이 오면 , 봄도 멀지 않으리” 라고 말이다.
서양철학 명언-
지금은 가장좋은 시대에머 동시에 가장 나쁜 시대라네. 지금은 아주 지혜로운 시간이며 가장 어리석은 시간이기도 하네. 지금은 가장 믿음직한 때이기도 하고 가장 의심스러운 때이기도 하지. 지금은 밝은 계절이면서 동시에 어두운 계절이라네. 지금은 희망으로 가득한 봄날이기도 하고 너무나도 절망스러운 겨울날이기도 하지. 우리들은 모든 것을 가지고 천당을 향해 가기도 하지만 , 또한 우리들은 가진 것 하나도 없이 지옥을 향해 걸어간다네.-찰스디킨스(Charles John Huffam Dickens)<두 도시 이야기>에서
-책 老子 잠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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