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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근길에 어디 다녀오다가 불현 듯 이집이 있는 골목으로 들어서게 되었다.
아하.. 그런데 이 집이 아직도 있었다.
서울에서 전학 왔던 친구의 집...
엄마는 미스코리아 출신이었고 아버지는 사업을 하셨던가 했는데
피아노도 있었고 그때 검은자동차도 있었다.
나는 날마다 학교가면서 친구를 데리러 갔었는데
친구는 요즘 아이들처럼 엄마가 떠 먹여주는 밥을 먹으며 모든 것을 엄마가 다 챙겨주었다. 그 시간동안 나는 친구를 기다리면서 피아노 연습을 하곤 했다.
아직도 친구의 아름다운 엄마 얼굴이 선명하게 기억이 남아있고
그 집을 나설 때 친구아버지는 검은 자동차 옆에서 손을 흔들어주시곤 했는데 기사도 있었던 것으로 기억된다.
주변은 모두 변했으나 그 시절 친구의 집은 그대로이고 친구는 떠나가고 없다.
졸업을 하고 어디로 가버렸는지 아예 이사를 가버렸는지 아득한 그 세월 속에 오래된 나무들이 그 집을 둘러싸고 몇 십 년 전에 밥상 앞에서 엄마와 실갱이 하며 느릿느릿 밥을 먹던 예쁘고 착하던 친구와 그 사이 피아노를 한번이라도 더 쳐보겠다는 욕심으로 가득하던 내가 떠오르던 가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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