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송 詩

[스크랩] 대문-285-3(어느 목수의 집짓는 이야기/황학주)

다림영 2013. 2. 28. 2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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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느 목수의 집짓는 이야기- 詩: 황학주 기적처럼 바다 가까운 데 있는 집을 생각하며 살았다 순서가 없는 일이었다 집터가 없을 때에 내 주머니에 있는 집 설계도를 본 사람 없어도 집 한 채가 통째로 뜨는 창은 미리 완성되어 수면에 반짝였다 나무 야생화 돌들을 먼저 심어 밤바다 소금별들과 무선 전화를 개통해 두고 허가 받지 않은 채 파도소리를 등기했다 하루는 곰곰이 생각하다 출입문 낼 허공 옆 수국 심을 허공에게 지분을 떼 주었다 제 안의 어둠에 바짝 붙은 길고 긴 해안선을 타고 다음 항구까지 갈 수 있는 집의 도면이 고립에게서 나왔기에 섬들을 다치지 않게 거실 안으로 들이는 공법은 외로움에게서 배웠다 물 위로 밤이 오가는 시간 내내 지면에 닿지 않고 서성이는 물새들과 파도의 도서관에 대해 이야기했다 개가식으로 정렬된 푸르고 흰 책등이 마을로 가는 징검다리가 되어줄 수 있을까 바다 코앞이지만 바다의 일부를 살짝 가려둘 정도로 주인이 바다를 좋아하니 바다도 집을 좋아해 줄 수 있도록 자연으로 짓는 게 기본 순서를 생각하면 순서가 없고 준비해서 지으려면 준비가 없는 넓고 넓은 바닷가 현관문이 아직 먼데 신발을 벗고 맨발인 마음으로 들어가는 집, 내 집터는 언제나 당신의 바닷가에 있었다 ★시와 글벗카페 바로가기★
출처 : 시와 글벗
글쓴이 : yanggo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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