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좋은 글

기품에 관하여

다림영 2012. 8. 25.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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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씩 내가 구부정한 자세로 앉거나 서 있다는 사실을 깨달을 때가 있다. 뭔가 제대로 돌아가고 있지 않다는 표시다. 그럴때마다 나는 불편함의 원인을 찾으려 하기도 전에 먼저 기품있는 자세를 취하려고 애쓴다. 자세를 고치는 그 간단한 동작만으로도 내가 하고 있는 일에 자신감이 생기는 것을 느길 수 있다.

 

사람들은 흔히 기품을 겉모습이나 패션에 관련된 말이라고 여기곤 한다. 그건 심각한 오해다. 인간이란 존재는 무릇 행동과 자세에 기품이 있어야 한다. 기품이란 훌륭한 취향, 우아함, 균형과 조화의 동의어다.

 

인생에서 중요한 한걸음을 내디딜 때, 우리는 여유와 기품을 갖추고 행동해야 한다. 물론 손동작은 어떤지, 앉아 있는 모습은 괜찮은지, 미소가 어색하진 않은지 매순간 전전긍긍하라는 말은 아니다. 그러나 우리의 육체도 언어를 가지고 있다는 것. 그리고 타인이 그것을 통해 무의식적으로나마 말을 넘어서서 표현하려는 무언가를 읽어낼 수 있다는 사실을 기억해둘 필요가 있다.

 

여유는 마음에서 나온다. 가끔 불안에 시달릴 때도 있지만, 우리의 마음은 바른 자세를 통해 평정을 되찾을 수 있음을 알고 있다. 지금 내가 말하려는 육체적인 기품은 겉모습이 아니라 몸에서 우러나오는 것이다. 기품은 우리가 땅 위에 두 발을 딛고 서는 방식을 존중하는 데서 온다. 바른자세가 불편하더라도 가식적이거나 인위적인 것으로 여겨서는 안 되는 이유는 그 때문이다. 어려우니까 진짜다. 품위는 순례자의 길을 영예롭게 한다.

 

기품을 거만함이나 속물근성과 혼동하지 않았으면한다. 기품은 우리의 거동을 완벽히 하고, 발걸음을 굳건히 하고, 함께 하는 사람들에 대한 존경을 표하기 위해 갖춰야 할 자세다.

 

그것은 불필요한 것들을 떼어내고, 단순함과 집중력을 발견해야만 성취될 수 있다. 단순하고 절제된 동작일수록 아름다운 법이다.

눈은 흰색 하나로 이루어진 단색이라서 아름답고, 바다는 수면이 고요할 때 아름답다. 하지만 바다나 눈에는 모두 깊이가 있고, 그들만의 특질이 있다.

 

주저하거나 두려워 말고 즐겁게, 확신에 찬 발걸음을 내디뎌라. 한 걸음 한 걸음 더불어 나아갈 때마다 동반자들이 함께 할 것이며, 필요하다면 우리를 도울 것이다. 그러나 적이 우리를 주시하고 있음을, 우리가 굳건할 때와 두려움에 떨 때를 알아본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긴장되면 숨을 깊이 들이쉬고, 평정을 되찾을 수 있다고 믿으라. 그러면 불가해한 기적을 통해 우리의 내면은 고요함으로 가득 차 오를 것이다.

 

결정을 내리는 순간에는 긴장을 풀고 그 순간가지 이르게 한 모든 단계를 마음속으로 돌이켜보라. 하지만 그러느라 긴장할 필요는 없다. 어차피 머릿속으로 모든 걸 통제하는 건 불가능 하니까. 영혼을 자유롭게 한 채로 각 단계를 돌아보면, 가장 힘들었던 순간에 자신이 그것을 어떻게 극복해왔는지 알게 될 것이다. 이런 과정이 고스란히 몸에 반영되므로, 집중해야 한다!

 

 

그것을 활쏘기에 비유해 보겠다. 많은 궁수들이 몇 년씩 연마해도 여전히 가슴이 두근거리고 손이 떨려 과녁을 빗맞힌다고 푸념한다. 활쏘기에서는 실수가 더 명백히 드러나는 법이다.

 

의욕이 없고 삶의 목표는 흐릿하고 만사는 복잡하게 얽히는 날이 있다. 그런 때는 활 시위를 당길 힘이 턱없이 부족하다고 느껴진다. 그런 아침이면 우리는 겨냥이 잘못되었음을 깨닫고 , 화살이 빗나가는 원인을 찾으려 한다. 그러면 우리는 그때껏 숨겨져 있던 우리를 괴롭히던 장애물들과 마주하게 될 수 밖에 없다.

 

그리고 문제의 원인이 몸이 노화했거나 기품이 사라진 데 있음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그럴 때면 자세를 바꾸고, 머리를 쉬게하고, 가슴을 펴고, 세상과 마주하라. 몸를 배려하는 것은 곧 영혼을 배려하는 것이며, 이는 양쪽 모두를 이롭게 한다.

 

<흐르는 강물처럼/파울로코엘료>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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