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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처럼 길을 나섰다.
늘 걸어서 가던 곳이었다.
집 일 속에 파묻혀 정신이 반쯤 출장을 떠난터라 차로 움직였다.
많이 늙었나보다 걷는 것이 힘이 들게 느껴지다니..
예전에는 이곳이 허름했다. 언제 이리 탈바꿈이 된 것일까
문이 활짝 열려있어 올라보았다.
좋았던 시절에는 도예도 배우기도하고 만드는 즐거움에 빠지곤 했는데..
둘째 녀석과 이런저런 얘길 하며 한 바퀴를 둘러보고 냇물로 내려갔다.
녀석이 사발면 타령을 하는터라 김치와 물을 가져갔다.
물속에 발을 담그고 한 젓가락 얻어먹는 맛이란...
절대 라면은 고사하고 사발면 하나 먹지 않는 나였는데..
숲속에 한참을 앉아있다가니 그동안 힘들던 몸과 마음이 녹색기운으로 가득찼다.
자주 갈 수는 없어도 휴일엔 좀 움직여 봐야 하겠다. 쉽지 않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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