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독solitude'은 재생과 회복 그리고 창조의 원천을 의미하는 성스러운 단어이다. 종교적 관점에서 고독은 '신과 합일하는 경험'으로 인간 존재의 최고의 경지를 의미했다. 고독과 동의어로 쓰이는 '홀로있음alone'은 중세에 등장한 단어로 '독립적인 존재로서의 완벽함'을 뜻한다.
반면 '외로움loneliness'은 결핍과 소외의 산물이다. 외로움은 사회와 타인들로부터 격리되고 폐쇄됐을 때 느끼는 부정적인 감정으로 인간이 겪는 최고의 스트래스중 하나이다. 고독과 외로움은 '쓸쓸하다'는 공통점을 가지지만, 고독은 외롭다고 느끼지 않으면서 홀로 있는 상태라는 점에서 전혀 다르다.
고독은 의도적이고 적극적으로 선택되는 것으로, 자신의 내면을 성찰하고 음미하기 위한 혼자만의 실존의 시간이다.
심리학자 매슬로우Abraham H. Maslow는 '홀로 있고자 하는 욕구는 자신의 능력을 최고로 발휘하는 건강한 사람의 능력'이라고 정의했다. 아리스토텔레스는 '덕이 없는자, 능력이 없는 자에게는 자기 자신이 최대의 적이어서 고독을 두려워하지만 초인에게는 자기 자신이 최선의 벗이므로 칩거를 좋아한다'고 썼다.
35명의 유명 여성들의 삶을 분석한 책 <똑똑한 소녀들, 재능 있는 여성들 Smart Girls, Gkfted Women>을 쓴 심리학자 바바라 커Babara Kerr는 이 여성들의 가장 큰 특성으로 '혼자 있을 수 있는 능력'을 꼽았다.
많은 사람들을 '월든 호수'로 떠나고 싶게 만들었던 <윌든Walden>의 작가 헨리 데이비드 소로우Henry David Thoreau는 다음과 같이 고백한다.
"나는 대부분의 시간을 혼자 지내는 것이 심신에 좋다고 생각한다. 아무리 좋은 사람들이라도 같이 있으면 곧 싫증이 나고 주의가 산만해진다. 나는 고독만큼이나 친해지기 쉬운 벗을 아직 찾아내지 못하고 있다."
<내 감정을 이기는 심리학>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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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또한 고독만큼이나 친해지기 쉬운 벗을 아직 찾아내지 못하고 있다.
하루, 일주일, 한달, 일년 그리고 그렇게 십년... 고독과 은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혼자있는 것이 너무 좋은 사람이 어찌 장삿길에 오를 수 있는지 참으로 의아할 뿐이다.
오늘은 6월의 첫주 주말이다. 거리는 반짝거리는 햇살로 눈부시고 나는 '여름날의 사랑'..팬플룻 연주곡에 파뭍혀 신문과 책과 텔레비젼 속에서 고독을 즐기고 있는 것이다.
이따금 그리운 얼굴들을 떠올리기도 하면서 그러나 아무도 벗이 될 수 없음을 기억하면서 오로지 고독과 애정행각을 벌이는 것이다.
훗... 지금 텔레비젼에서는 세계를 휩쓰는 한류아이돌스타가 주연인 <사랑비>가 재방송되고 있는데 이혼한 어머니의 아들에 대한 집착이 그려지고 있다. 성공을 하고서도 아들을 젊은여자에게 빼앗길까 두려워 전전긍긍하는 한 어머니의 비참함이 신기하다. 참으로 알수 없는 노릇이다. 그러나 누가 알까. 늙어지면 고독하기보다 외로워 누구든 그렇게 붙잡고 늘어지게 될 줄....
외롭지 않게 고독하게 늙어가야지.
오후가 깊어간다. 나른함이 몰려올 때가 되었음에도 오늘은 기미가 보이지 않은 것을 보면 고독지수가 최상인가보다.
'신과 합일하는 경험'...너무 근사한 뜻 고독 ..태평양 어느 파란 바닷가에 홀로 있음과 같은 것, 지금 날 에워싸고 있는 팬플룻 음악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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