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혼의 마음은 근육과 비슷해서 쓰면 쓸수록 더 커지고 강해진다. 마음을 더 크고 튼튼하게 가꿀 수 있는 비결은 오직 한 가지. 상대를 이해하는 데 마음을 쓰는 것뿐이다. 게다가 몸을 꾸려가는 마음이 욕심부리는 걸 그만두지 않으면 영혼의 마음으로 가는 문은 절대 열리지 않는다. 욕심을 부리지 않아야 비로소 이해라는 것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반대로 더 많이 이해하려고 노력하면 영혼의 마음도 더 커진다.
할머니는 이해와 사랑은 당연히 같은 것이라고 하셨다. 이해하지도 못하면서 사랑하는 체하는 사람들이 있긴 하지만, 그런 사랑은 진정한 사랑이 아니라고 하시면서.
그 말을 듣고 나는 모든 사람을 잘 이해하기로 마음 먹었다. 밤톨만한 영혼을 갖고 싶지는 않았기 때문이다.
영혼의 마음이 자꾸자꾸 커지고 튼튼해지면, 결국에는 지나온 모든 전생의 삶들이 보이고 더 이상 육신의 죽음을 겪지 않는 단계에 도달하게 된다.
할머니는 내 비밀 장소에서 그런 생명의 순환이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지켜볼 수 있을 것이라고 하셨다. 모든 것이 새롭게 탄생하는 봄이 되면<설사 그것이 그냥 생각일 뿐이라 해도 무엇인가가 태어날 때는 항상 그렇듯이> 흔들림과 소란이 일어난다. 영혼이 다시 한번 물질적인 형태를 갖추려고 발버둥치기 때문이다. 그래서 봄에 부는 매서운 바람은, 아기가 피와 고통 속에서 태어나는 것처럼 탄생을 위한 시련이다.
그러고 나면 생명을 한껏 꽃피우는 여름이 온다. 그보다 더 나이가 들면 우리 영혼이 제자리로 돌아갈 날이 머지 않았다는, 특이한 느낌을 갖는 가을이 지나가고.... 겨울이 되면 모든 것이 죽거나 죽은 것처럼 보인다. 우리 몸이 죽었을 때처럼. 하지만 봄이 되면 다시 태어날 것이다. 할머니 말씀으로는 체로키들은 오래전부터 이 사실을 터득하고 있었다고 하셨다.
-책 내 영혼이 따뜻했던 날들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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