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좋은 글

죽음에 대하여

다림영 2010. 12. 2. 17:12
728x90
반응형

 

 

지하철역 앞의 한 걸인에게 매일 얼마간의 돈을 적선하는 사람이 있었다. 어느날은 평상시의 절반만을 주면서 "오늘은 아이 장난감 사 주는데 보태느라 조금밖에 못 드리네요"라고 말하였다.

그러자 걸인이 버럭 화를 내며 소리쳤다.

 

"아니 내 허락도 없이 나에게 줄 돈을 당신아이 장난감 사 주는데 보태면 어떻게 합니까?"

 

 

우리는 다만 삶을 누리는 데 너무도 익숙해져서 이 삶을 우리가 당연히 누려야 할 것으로 착각했을 뿐이지요. 삶은 당연한 권리이고 죽음은 부당한 권리 침해라는 근거 없는 생각을 버릴 때 죽음 문제의 상당부분이 저절로 해결됩니다. 이제 우리는 더 이상 죽음에 대한 분노와 억울함 때문에 괴로워할 필요가 없게 됩니다.

 

 

물론 이 지상의 모든 것과 헤어져야 한다는 것은 여전히 슬프고 힘든 일일 것입니다. 권리가 있든 없든 무언가를 잃는다는 것은 본래 슬픈일이죠. 상실에서 느기는 슬픔과 아쉬움은 죽음에서 어쩔 수 없는 것입니다. 하지만 근거 없는 권리 의식을 버릴 때 슬픔의 정도는 달라질 수 있습니다.

 

 

죽음을 권리 박탈로 보는 한 우리는 죽음으로 인해 누리지 못하게 된 것, 잃게 된 것에 주의하게 됩니다. 하지만 죽음을 더 이상 권리 박탈로 보지 않을 때 우리는 그때까지 삶에서 누려왔던 것에 더 주목할 수 있게 됩니다. 예를 들어 죽음 때문에 가족들과 더 이상 함께 할 수 없게 된다는 점을 한탄하기보다는 그때까지 가족들과 누렸던 행복한 시간들을 떠올리며 감사하게 될 것입니다.

 

 

책 살아있는 날의 선택 중에서 -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