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송 詩

달빛 문장/김정임

다림영 2010. 7. 24. 1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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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빛 문장/김정임-

 

  

  운주리 목장에 달 뜨자

  쇠똥구리 한 마리 길 떠나네

  제 몸보다 수십 배 무거운 쇠똥 빚어서

  온몸 굴려서 가네

 

  작은 몸 힘에 겨워 쇠똥에 매달려 가네

  문득 멈추어 달빛을 골똘히 들여다보네

  달빛 아래서만 길을 찾는 두 눈이 반짝이네

  마치 달빛 문장을 읽는 것같이 보이네

 

  무슨 구절일까 밑줄 파랗게 그으며

  반복해서 읽고 또 읽네

  갑옷 속의 붉은 심장이 팔딱팔딱 뛰네

  어느 날 읽게 된 네 마음을

  밑줄 그어가며 읽고 또 읽던

  눈부신 순간이 생각났네

 

  맑은 바람 한 줄기 쇠똥구리 몸 식혀주세

  태어나고 죽어야 할 집 한 채 밀고 가네

  드넓은 벌판을 아름다운 집 한 채 밀고 가네

  그날 네 마음이 내 안에서 자라

  꿈틀꿈틀 내 몸을 밀고 가네

 

--------

 

읽고 또 읽어보는 시

그마음 읽어지는 시

덥고 또 더운날

때로는 덥게

때로는 시원하게

남들은 즐거운 주말

그래 나도 즐겁지

살아있으니까

읽고

다시 읽어보는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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