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송 詩

창 밖은 오월인데

다림영 2010. 5. 1. 1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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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 밖은 오월인데/피천득

 

 

창밖은 오월인데

너는 미적분을 풀고 있다

그림을 그리기에도 아까운 순간

 

라일락 향기 짙어가는데

너는 아직 모르나 보다

잎사귀 모양이 심장인 것을

 

크리스탈 같은 美라 하지만

정열보다 높은 기쁨이라 하지만

수학은 아무래도 수녀원장

 

가시에도 장미 피어나는데

'컴퓨터'는 미소가 없다

마리도 너도 고행의 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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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아침 산에 다녀왔다.

연초록잎이 무성하게 뻗어나고 있었다.

며칠 기온이 내려가 겨울옷을 입었는데 더운기가 일어 벗어야 했다.

계절의 여왕 5월이 오셨다. 이제서야 세상이 좀 따뜻해지려나보다.

그동안 정말 힘들었었다.

기온이 겨울같으니  세상도 차가운일들만 벌어지는 것 같았다.

눈부신 5월엔 부디 기쁜일은 없어도 슬픈일은 근접도 하지 않기를 바래본다.

 

온통 복잡한 일들이 마음속에 얽히고 섥혀 쓰래기 더미처럼 쌓여있다.

이젠 좀 치워야 하겠다. 팔을 걷어부치고 버려야 하겠다.

그림을 그리기에도 아까운 순간이라 하셨다.

깨끗이 청소해야 하겠다. 

아까운 모든 순간이다. 감사히 생각하고 받아들이며

하늘과 바람과 들판과 숲속을 바라보아야 하겠다.

신선한 5월의 향기가 흐르게 하고

새로운 내가 되고 새날을 만들어 가야 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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