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좋은 글

내 평생을 돌아보면서 /이황

다림영 2010. 4. 5. 1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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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어나서는 아주 어리석었고 자라면서는 병치레가 잦았네. 중년엔 어찌하다 학문을 좋아했고 늙어서는 또 어지하다 외람되게 벼슬을 받았던가. 학문은 찾을 수록 멀게만 느껴지고 벼슬은 받지 않으려 했지만 그럴수록 더해졌네.세상에 나아가선 발을 헛디디고 물러나 숨어서야 그런대로 바로 설 수 있었네.

 

 

나라에 진 은혜 참으로 부끄럽고 성현의 말씀은 참으로 두려워라. 산은 우뚝 솟아 있고 물은 끊임없이 흐르고 있네. 벼슬에서 물러나 선비로 한가로이 지내니 사람들의 비난이 사라졌네.

 

 

내 생각을 스스로 막아서 남에게 보이지 않았으니, 내 품은 뜻 누가 알겠는가. 옛사람들을 생각하니 그분들의 마음이 나와 같음을 알겠나니, 뒷사람인들 어찌 오늘의 내마음을 알아주지 못하겠는가.

 

 

시름 가운데 즐거움이 있고, 즐거움 가운데 시름이 있네. 자연의 이치대로 살다가 때가 되어서 돌아가니 또 무엇을 더 구하겠는가.

원제-퇴계선생묘갈명退溪先生墓碣銘

 

<문학시간에 옛글읽기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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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고있으려니 마음만 늙어갔다.

애써서 이루어지지 않는 것에 대해서 체념하기로 했다.

그냥 놓아두기로 했다.

물처럼 흐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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