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날, 나는 시카고 시내의 한 식당에 혼자 앉아 잇엇다. 그때 한 부부가 다 큰 아들을 데리고 식당에 들어왔다. 그 아들은 장애 때문인지 행동이 이상했다. 신경계통 장애가 분명했다. 말도 제대로 못했고 거의 경련을 일으키듯 행동했다.
하얀 식탁보가 정갈하게 깔린 테이블에 앉아 식사를 기다리던 다른 손님들은 분위기를 망쳤다는 듯 짜증스런 표정을 하고 시선을 돌렸다.
그때 지배인이 웨이트리스와 웨이터를 대동하고 그 가족의 테이블로 다가갔다. 손님들의 불만스런 반응을 알아챈 것일까? 구석진 자리로 옮겨달라고 하거나 아예 다른 식당을 찾아가라고 권하려는 걸까?
여러가지 생각으로 머리가 복잡해졌는데, 그 순간 웨이트리스의 밝고 명랑한 목소리가 들렸다.
"안녕 레이!"
웨이트리스는 만면에 웃음을 딘 채 젊은이를 똑바로 쳐다보며 몸이 불편한 젊은이에게 바싹 다가섰다.
"어떻게 지냈어?"
웨이터도 인사를 건넷다.
"정말 보고 싶었어. 어딜 다녀왔어?"
"레이, 어서 오너라. 잘 지냈니?"
젊은이도 환히 미소를 지었다. 종업원들을 그를 반기며 편하게 해주려고 애썼다. 젊은이 들은 그 식당의 단골인 듯했다. 그 가족이 그 식당을 자주 찾을 수밖에 없을거란 생각이 들었다. 요즘 세상에 그런 사람들을 귀찮아하거나 냉대하지 않고 그렇게 배려하는 식당은 많지 않았다.
종업원들이 장애 청년을 반갑고 따뜻하게 대하는 걸 보고, 그제야 손님들도 빙그레 미소를 지었다. 종업원들의 치절한 미소를 보자 손님들도 그 청년의 존재를 불편해하기보다는 뭔지 모를 은혜로 받아들이는 것 같았다.
작은 미소와 배려가 사람들을 그렇게 변화시켰다.우리는 모두 그렇게 아름다운 순간을 만들 수 있는 사람들이었다. "
친구에게 가는 길.
한 친구가 암선고를 받는다. 그친구는 참 좋은 사람이었다 .
어릴때부터 너무나도 친했고 함께 한 시간들이 많았던 친구중 한명이었다
친구들이 모였다.
그의 아픔을 지켜보며 담담하게 마지막 순간까지 함께한다.
지난날의 추억을 이야기하며 추억을 만들어가는 이야기이다.
나의동창이 얼마전 쓰러졌고 지금도 병원생활을 한다.
그에겐 친한 친구들이 있다.
아직도 그 친구들이 다녀가는지가 궁금하다.
나의 욕실에 조그만 화초가 있다.
그곳엔 창이 하나 있고 그 문은 대부분 닫혀 있다.
처음에 욕실화초는 방을 향한 문을 바라보고 있었다.
몇칠째이던가 등을 돌린 화초를 발견할 수 있었다.
말은 하지 못하지만 창의 빛을 향해 얼굴을 돌리고 몸을 돌리고 그곳으로 온통 향하고 있는 것이다.
나의 욕실의 화초처럼 우리는 밝고 환하고 가벼운 것들에게만 향하고 싶다.
돌려놓으면 다시 빛을 향해 돌아서는 화초....
사람 역시 화초처럼 따뜻하고 환한곳으로만 향하고 싶기만 할 것이다.
어두운 것은 피하고 싶을 것이다.
친구든 가족이든 오랜 아픔을 함께 견디는 일은 굉장히 어려운 일이다.
그것은 나 자신을 내려 놓는 일이고 나를 버리는 일이고 친구를 내 인생 한 가운데 세우는 일이다.
두려움 그 한가운데에 있는 친구에게 나의 건강과 기타 모든 것을 나누는 일이다.
친구의 아픔을 내게로 가져오는 일이고 내가 무거워지는 일이다.
그 무거움 두려움 아픔 모든 그늘을 함께 나누어 안으며 웃을 수 있는 사람이 세상에는 얼마나 될까
이야기속 그들의 우정은 진주처럼 아름답다.
가난해 지면 친구는 멀어지기 일쑤이고 아픈몸이 되면 옆에 머물어 주는 진정한 친구는 없게 되는일은
어쩌면 당연한 일일지도 모른다.
그곳은 음지에 있는 일, 추운곳에 있는 일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들처럼 진주빛 우정을 꽃피우는 친구들도 분명 있을 것이다.
그러한 연유로 세상은 아직은 살 만 하다고 얘기 한다.
좋은 풍경,멋진 길, 맛난 음식 과 만날때면 항상 떠오르는 한 친구가 있다.
그러나 그친구도 나처럼 그러하리라 나는 장담하지 못한다.
우정은 기적처럼 소리없이 다가오는 것이란다.
진정한 친구가 없다면 용기를 내야 한다고 번역자는 말씀하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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