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만권을 읽으면..

100일 동안 쓴 러브레터/안도현

다림영 2009. 3. 11. 2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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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도 없는 공간

 

하염없다거나 덧없다거나 그런 말조차 초라하게만 느껴지게, 이따금 사막 저편을 슬고 가는 바람소리 같은 것만 들릴 뿐 막막한 정적이 나를 감싸고 있다. 왜 이 아무것도 없는 공간 안에서 나는 이제야 평화로워지는 것일까. 이것을 행복이라고 말해도 좋을까. 아니 행복이라거나 하는 그런 말로 감싸질 수 없는 이 표표한 마음을 무엇이라고 말해야 좋을까.

-한수산의 산문<꿈꾸는 일에는 늦음이 없다.>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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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상이 없는 사람은 책상을 가지면 무슨 일이든 잘 될 거라고 생각하지요. 애인이 없는 사람은 애인이 있으면 행복할 거라고 말을 합니다. 날이 갈수록 책상위에 쌓이게 될 골칫거리들이, 사랑 때문에 생기는 복잡한 감정들이 보이지 않을 때는 그렇습니다.

 

하나라도 더 가짐으로 해서 생기는 불편은 때로 우리를 옭아매는 올가미가 되기도 합니다. 베란다가 허전해서 화분을 하나 들여놓으면, 잊지 않고 물을 주는 수고를 마다하지 않아야 하며, 때로 예상치 않았던 벌레가 끼어 우리를 곤혹스럽게 하기도 하지요.

 

아무도 없는 공간 안에서 비로소 평화로워진다는 작가의 말에 당신도 공감하실 줄 압니다. 아무도 없는 사막, 아무도 없는 빈 방, 아무도 없는 바다에 가본 지도 오래 되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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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부터 나는 집안 곳곳에 먼지를 이고 앉아 있는 것들을 버리고 싶어졌다.

지붕이 낮고 조그마한 빈방에 거주하고 싶어졌다.

그저 한지로 벽을 바르고 이불 한채와 나즈막한 책상 하나 있으면 그뿐이겠다는 마음이 자꾸만 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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