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서둘러핀 꽃은 서둘러 사라진다. 봄에 핀 꽃은 봄이 가면 시들고, 여름꽃이 지면 가을꽃이 핀다. 인생 사계절에 빗댄다면 나는 봄여름 다 지내면서도 꽃을 피우지 못했다. 마흔다섯 살에 노래를 하기 전까지는 좌절하고 방황하며 나의 꽃자리를 찾지 못했다. 그러나 열댓 번 직업을 바꾸면서도 내안의 작은 씨앗하나는 버리지 않았다. 노래를 부르며 살고 싶다는, 막연하지만 막을 수 없는 꿈이었다. 마치 모래알을 삼켜끝내진주를 품는 조개처럼, 쓰리고 아파도 목울대 아래 돌멩이 하나 삼킨 채 인생의 봄날이 청춘을 다 흘려 보냈다. 그러나 꿈이 있었기에 시간을 쪼개서 노래를 배웠고, 어려서부터 좋아한 우리 전통 소리인 피리와 대금, 태평소 등도 배웠다. 지금 돌이켜 보면 이런 시간이 차곡 차곡 쌓여 내 몸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