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적/안도현 흔적/안도현 소나기 한 차례 쏟아진 뒤에 다시 햇볕의 잔치판이다 비 맞은 흔적을 지우려고 새잎을 반 뼘쯤 내민 감나무가 빗물을 털고 일어서자 마늘밭에 줄지어 선 마늘순이 덩달아 몸을 떤다 비의 기억을 빨리 잊어버려야 한다는 듯 돌멩이는 돌멩이끼리 모여 이마를 내어 말리고 돌 틈 사이 풀들.. 애송 詩 2010.03.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