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옷매무새를 정갈히 하고 경건한 표정을 짓는다. 두 손을 가슴앞으로 가져간다. 양손바닥을 밀착시킨다. 공기 한 톨 들어갈 수 없게 밀착시킨다. 손에 쥔 것이, 또 쥐려 하는 것이 아무것도 없음을 신에게 10초이상 보여드린다. 욕심 다 비웠음을 확인시켜드린 후, 욕심이 아닌 척하는 욕심하나 털어 놓는다. 내 눈에 비친 기도하는 모습이다. 가장 경건한 태도로 양껏 욕심을 털어놓는, 꽤 우스광스러운 행위가 기도다. 사람들은 어려운 부탁일 수록 더 많은 애교와 더 많은 아양을 동원한다. 그런데 기도엔 애교도 아양도 없다. 오로지 성스러운 표정하나로 승부한다. 우습다. 그렇다고 남의 기도에 킥킥 웃음을 보여서는 안 된다. 그정도 에티켓은 갖추고 있을 거라 믿는다. 기도는 드릴 것 드리고 받을 것 받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