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나라때 이방헌이 쓴[성심잡언]을 읽는데 '성'자의 생김새에 자꾸 눈길이 간다. 省성은 살피고 돌아본다는 의미이나 '생'으로 읽으면 덜어낸다는 뜻이된다. 돌이켜 살피는 것이 반성反省이라면, 간략하게 줄이는 것은 생략省略이다. 이 둘은 묘하게 맞닿아 있다.자세히 살피려면 눈目을 조금 少뜨고 , 즉 가늘게 뜨고 보아야 한다. 또 항목項目을 줄여야만 少 일을 덜어 낼 수가 있다. 어찌보면 잘 살피는 일은 잘 덜어내는 과정이기도 하다. 먼저 해야 할 것과 나중에 해도 되는 것을 갈라내고, 해야만 할 일 속에 슬쩍 끼어드는 안 해도 되는 일과 안 해야 할 일을 솎아낸다. 반성과 생략은 이렇게 하나로 다시 맞물린다, 이덕형(1561~1613)은 [사직차]에서 , 한 일 없이 자리만 차지해 임금께 죄를 지은 잘못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