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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늘 어제가 오늘 같고, 오늘이 내일 같은 생활을 하는 당신의 몸은 막대기처럼 경직되어 있다. 아닌 척 하지마라. 다 보인다. 생활을 비튼다는 것은 경직된 몸에 자극을 주어 몸을 유연하게 만드는 것이다. 딱딱한 막대기를 부드러운 스펀지로 바꾸는 것이다.
몸이 유연해지면 딱딱하게 굳어 있던 머리도 따라서 말랑말랑해진다. 생각 비틀기가 가능한 상태가 된다. 그때부터 당신은 그 머리를 사용하면 된다. 당신이 머리의 주인이니 엄마, 아빠 허락 같은 것 받지 않아도 된다. 당신 마음대로 사용하면 된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맨날 똑 같은 일상, 우선 그것부터 비틀어보라 (당신의 일기 첫문장은 '오늘은'으로 시작하는가. '오늘도'로 시작하는가).
당신은 똑같은 시간에 일어나 , 똑 같은 식탁 똑 같은 의자에 앉아 똑 같은 반찬에 아침을 먹고 ,독 같은 길로 출근하여 똑 같은 자판기가 건네는 똑 같은 커피를 마신다. 똑 같은 슬리퍼를 신고 똑 같은 사람들과 똑 같은 회의실에서 똑 같은 인상을 쓰며 어제 했던 이야기를 다시 한다.
점심 땐 늘 똑 같은 구내식당에서 줄을서며, 아주머니 고기반찬 좀 더 주세요, 라고 어제 했던 말을 다시 한다. 오후엔 똑 같은 거래처, 똑같은 김부장에게 전화를 걸어, 저희 쪽 사정도 이해해 주세요, 로 시작되는 똑 같은 엄살을 떨어야 한다.
퇴근 후에도 늘 똑 같은 술집 문을 열고 들어가, 매일 똑 같이 소주 3, 맥주 7의 비율로 소맥을 만든다. 2차 노래방에선 늘 부르던 그 노래를, 이젠 번호까지 외워버린 그 노래를 또 누른다. 그리고 헤어질 땐 늘 했던 그 이별인사, 내일 지각하기 없기!라는 지키지 못할 한마디를 주고 받는 것으로 하루를 마감한다.
이런 정답같은 생활부터 확 비틀어 보라는 것이다. 조금이라도 낯선 쪽으로 나를 데려가라는 것이다. 가끔은 시간이 조금 더 걸리더라도 은행나무가 빽빽이 들어선 길을 따라 출근해 보라는 것이다.
가끔은 회의실을 벗어나 공원벤치에 둘러앉아 칠판없이 회의를 해보라는 것이다. 가끔은 미친 척 소주7, 맥주 3에 도전해 보고, 가사 따라가기 바빠 내가 지금 무슨 말을 하고 잇는지 나도 모르는 랩에도 도전해 보라는 것이다.
옷 사입는 가게도 바꿔보고, 자주 보는 TV채널도 비틀어 보고, 영화관 대신 만화방에서도 울어보고, 앞집에 누가 사는지 괜히 한번 문도 두드려보고, 안경없이 눈을 가늘게 뜨고 버스도 타 보고, 그래서 323번을 타야 하는데 232번도 타보고, 와인잔에 소주도 마셔보고 젓가락없이 밥도 먹어보고,
크리스마스이브때 절에도 가 보고, 비오는 수요일 노란 장미도 사 보고, 여행하는 목적과 장소와 방법과 경비와 동행도 비틀어 복, 가방속에 넣고 다니는 물건도 싹 교체해보고, 지갑속 돈 넣는곳, 신분증 넣는곳, 카드넣는곳, 부적 넣는 곳의 위치도 헝클어 복고, 전화 끊기 직전의 마지막 인사말도 바궈보고, 늘 머리끄덩이를 잡고 싸웠다면 가끔은 바짓가랑이도 잡아보고 .
선물이라고 다를까. 생일선물은 생크림케이크, 집들이 선물은 화장지, 개업선물은 화분, 외국에 출장 나갔다 오는 당신 손에 들린 건 양주 한병, 우리는 이것이 마치 선물의 법칙이라도 되는 양 이런 선물을 주고 받는다.
생일파티에 두세 개의 케이크가 한꺼번에 등장하는 장면, 하나에만 불이 붙고 나머지는 뚜껑도 열리지 못한 채 한쪽 구석에 처박혀, 해피버스데이투유! 를 들으며 내가 그 자리에 왜 왔는지 궁금해 하는 그 애처로운 장면.
이런 정답 같은 선물을 받은 사람은 일주일만 지나도 선물한 사람이 누구였는지 기억하지 못한다. 물론 익명의 독지가가 되고 싶다면 계속 그렇게 해야 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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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철의 머리를 9하라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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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 - 나는 또 '오늘도' 라는 문장으로 시작했다. 가서 '오늘은' 이라 바꿔야 하겠다.
그리고 오늘은 걷지 않던 길을 찾아 걸어야 하겠다. 낯설게.. 낯선걸 싫어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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