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좋은 글

어묵찬금 -말해야 할 때와 침묵해야 할 때 語嘿찬금

다림영 2024. 1. 23.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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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사 복잡하다 보니 말과 침묵사이가 궁금하다. 침묵하자니 속에서 열불이 나고, 말해봤자 소용이 없다.

신흠이 말한다.

 

마땅히 말해야 할 때 침묵하는 것은 잘못이다. 의당 침묵해야 할 자리에서 말하는 것도 잘못이다. 반드시 말해야 할 때 말하고, 침묵해야 할 때 침묵해야만 군자일 것이다.

 

군자란 말할 때와 침묵할 때를 잘 분간 할 줄 아는 사람이다. 말해야 할 자리에서는 꿀먹은 벙어리로 있다가, 나와서 이러쿵저러쿵 말이 많으면 소인이다.

 

이항로가 말했다.

말해야 할 때 말하는 것은 진실로 굳센 자만이 능히 한다. 침묵해야 할 때 침묵하는 것은 대단히 굳센 자가 아니면 능히 하지 못한다. 

굳이 말한다면 침묵쪽이 더 어렵다는 얘기다. 조현기가 말한다.

말해야 할 때 말하면 그말이 옥으로 만든 홀笏과 같고, 침묵해야 할 때 침묵하면 그 침묵이 아득한 하늘과 같다.

 

공자가 말했다. 

함께 말할 만한데 말하지 않으면 사람을 잃고, 더불어 말할 만 하지 않은데 말하면 말을 잃는다. 

 

할말 만하고, 공연한 말은 말라는 뜻이다[맹자]-(진심) 하 下에는 이렇게 적었다.

선비가 말해서는 안 될 때 말하는 것은 말로 무언가를 취하려는 것이다. 말해야 할 때 말하지 않는 것은 말하지 않음으로써 닦으려는 것이다. 

 

꿍꿍이 속이 있을 때 사람들은 말과 침묵을 반대로 한다.

 

물었는데 대답을 다하지 않는 것을 함구라 하고, 묻지 않았는데도 내 말을 다해주는 것은 수다라 한다. 함구하면 세상과 끊어지고, 말이 많으면 자신을 잃고 만다.

 

정경세는 호를 일묵一默으로 썼다. 쓸데없는 말 만 마디를 하느니 차라리 내처 침묵하겠다는 뜻에서였다. 

하지만 침묵만 능사는 아니다. 바른 처신이 어렵다. 말과 침묵, 둘 사이의 엇갈림이 참 미묘하다. 

 

책 [점검]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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