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에서 배우다

매일경제 김성회의 성공하는 리더습관

다림영 2014. 11. 29. 1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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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처럼 해 봐라 강요말라/

예전에 모대학 P총장님을 인터뷰했을 때일이다. 그분은 쉰 목소리가 심했다. 사정을 모르는 필자가 목감기가 심하게 걸리셨나 봅니다하고 인사차 말씀드렸더니 그분은 제 원래 목소리가 이렇습니다라고 평화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P총장은 젊었을 땐 목소리도 콤플렉스도 있었지만, 나중에 돌이켜 보니 그 약점이 오히려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여러 성공한 리더들을 만나면 젊은 시절, 열등감 덩어리였다. 결과적으로 약점이 오늘날의 나를 만들었다는 이야기를 자주한다. 모 다국적 컨설팅회사의 K대표는 비주류 변방학과를 나온 열등감이 이를 악물고 분발하게 했다고 말한다. 지방에서 대형 병원을 운영하는 K원장은 지방대 콤플렉스가 오늘의 나를 키웠다고 말한다. 열등감은 분발뿐 아니라 공감까지 낳는다.

 

소화에 이런 말이 나온다. “사람에게서 세 가지 불행 이 있다. 어린 나이에 과거 시험에 급제하는 것이 첫 번째 불행이고, 부와 형제의 권세를 빌려 좋은 벼슬을 하는 것이 두 번째 불행이며, 높은 재주가 있어서 문장을 잘하는 것이 세 번째 불행이다.”

 

조기 출세하고, 집안좋고, 실력 있는 것은 많은 사람이 바라는 바이다. 그런데 그런 조건이 인생을 망가뜨리는 필패의 원인이 되기도 하는 것은 성공의 열설이다. 명문대에 일찍이 임용된 A교수가 있었다. 3박자를 갖춘 A교수의 회의 모습을 지켜본 동료 교수가 이런 인물평을 했다.

그가 먼저 웃거나, 다른 교수들에게 말을 건네는 것을 별로 본 적이 없습니다.”

남부러울 것 없는 사람아쉬울 게 없고 손 벌릴 게 없다아쉬울 게 없으면 아픔을 느끼고 느기는 통각능력이 떨어진다. 손 벌릴 게 없으면 교만해지기 쉽다. 그래서 통각(痛覺) 능력이 떨어지는 사람은 리더가 되기 힘들다.

 

스포츠계에서 선수 시절 탁월한 실력을 발휘했던 선수가 감독이 돼서는 초라한 성적을 기록하는 것도 바로 그 때문이다. 팀에는 우수한 선수만 있는 것이 아니다. 자신의 탁월함만 생각하고 그저 하면되는데 왜 안 되지라고 생각해 이해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미 프로야구 메이저리그 통산 승수(勝數)감독 상위 10명중 9명은 평범한 선수 시절을 보낸 인물들이었다는 기록은 이와 무관치 않다.

 

소통의 소는 성글 소(疎). (疎)자의 유래는 곡식이나 긴 물건 따위를 짝이 되게 성기게 묶는다는데서 비롯됐다. 곡식을 추수할 때마다 수분이나 물기가 적당히 남아 있기 마련이다. 이 때에 꽉 동여매게 되면 귀중한 씨앗이나 곡식은 썩는다. 공기가 통할 수 있도록 여유있게 묶여야 오랫동안 보관이 가능하다.

 

리더의 소통도 마찬가지다. 리더의 자리에 올라가게 한 것이 탁월함일지 모르지만, 그 자리를 유지해 성과를 내게 하는 요인은 공감이다. 자신만 못한 구성원의 아픔을 챙겨 주고 돌봐주고 상하 통할 수 있는 공기구멍을 마련할 때 조직이 통한다. ‘나처럼 해봐하는 리더의 숨쉴 틈없는 강요는 구성원을 숨막히게 한다. 리더들이여, 여러분의 조직에는 얼마나 숨구멍이 뚫려 있는가. 조직에 대류가 소통할 수 있는 공기구멍을 터 주라. 당신의 탁월함이 오히려 조직을 질식시키지 않는지 돌아보라.

CEO리더십 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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