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좋은 글

서산대사 해탈시

다림영 2014. 9. 11.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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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심걱정 없는 사람 누구인가. 출세하기 싫은 사람 누구인가. 시기질투 없는 사람 누구이며

흉허물 없는 사람 어디 있겠나. 가난하다 서러워 말고 장애를 가졌다 기죽지 말라 .

못 배웠다 주눅 들지 말라. 세상살이 다 거기서 거기입니다.

가진 것 많다 유세떨지 말고, 건강하다 큰 소리 치지 말며, 명예 얻었다 목에 힘주지 말라.

세상에 영원한 것은 없습니다.

 

잠시 잠깐 다니러 온 세상, 있고 없음을 편 가르지 말고, 잘나고 못남을 평가하지 말며,

얽기 설기 어우러져 살다가 갑시다. 다 바람 같은 것이라오. 뭘 그리 고민 하오 .

만남의 기쁨이건 이별의 슬픔이건 다 한 순간이오.

사랑이 아무리 깊어도 산들바람이고, 오해가 아무리 깊어도 비바람이라오.

외로움이 아무리 지독해도 눈보라일 뿐이며, 폭풍이 세차다고 해도 지난 뒤엔 고요하니

아무리 지독한 사연도 지난다음 쓸슬한 바람만 멤돈다오.

 

세상 다 바람이라오. 버릴 것은 버려야지 내 것이 아닌 것을 가지고 무엇하리오

줄게 있으면 주어야지 가지고 있으면 무엇 하리오. 내 것도 아닌 것을, 삶도 내 것이라 할 게 없습니다. 잠시 머물다 가는 것 일 뿐인데 묶어둔다고 그냥 있겠소.

흐르는 세월 붙잡는다고 안가겠소. 그저 부질없는 욕심 일 뿐, 삶에 억눌려 허리 한번 못 펴고, 인생계급장 이마에 붙이고, 뭐 그리 잘랐다고 남에 것 탐내시오.

 

훤한 대낮이 있으면 까만 밤하늘도 있는 것, 낮과 밤이 바뀐다고 뭐 다른 게 있겠소.

살다보면 기쁜 일도 슬픈 일도 있지만, 잠시 대역연기 하는 것 일뿐

슬픈 표정 짓는다 하여 뭐 달라지는 게 있겠소. 기쁜 표정 짓는다고 다 기쁜 것은 아니라오.

내 인생 네 인생 뭐 별거랍니까. 바람처럼 구름처럼 흐르고 불다보면 멈추기도 하지 않습니까 . 그게 다 사는 거라오. 삶이란 한 조각구름이 일어남이오. 죽음이란 한 조각 구름이 없어짐이라. 구름은 본시 실체가 없는 것 죽고 살고 오고 감이 모두 그와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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