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좋은 글

持而盈之,不如其已,췌而銳之,不可長保

다림영 2013. 11. 25.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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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아서 가득 채우기보다는 멈추는 것이 더 낫다.갈아서(끝을)날카롭게 한다면 오래 유지할 수 없다.-9

 

사람은 만족하고 그만두는 법을 알아야 한다. 어떤 일이든지 최상의 상태를 유지하고 가득 채우고 나서야 이제 충분하다고 생각하기보다는 오히려 조금 여지를 남기고 적당한 곳에서 그치는 편이 더 낫다. 예컨대 물은 어느 그릇에 담더라도 가득 채울 수 없다. 가득 찰 경우에는 곧 흘러 넘치게 마련이다. 가득 차기 이전에 그만 두어야 하기 때문에 물의 양을 계속 늘릴 수는 없는 노릇이다. 이와 같은 사실은 칼이나 송곳을 가지고 설명 할 수도 있다. 아주 예리하게 끝을 갈아서 시퍼렇게 날이 서는 순간 곧 부러지게 되는 수가 있다.

 

한번은 공자가 제자 자공과 함께 노환공의 묘를 참배하러 갔다. 묘 안에서 그는 물을 담는 그릇 유액 을 보고는 기뻐하며 말했다. “정말 다행이다. 내가 이런 희귀한 보물그릇을 볼 수 있게 되다니!”

 

공자는 고개를 돌려 제자에게 물을 좀 가지고 오라고 한 후, 그 물을 붓기 시작했다. 반 정도 물이 찼을 때에 그릇은 아주 온전히 서 있었다. 그런데 물이 가득 차자 갑자기 기울어지더니 물을 쏟는게 아닌가! 공자의 얼굴빛은 돌변했고, 그 순간 퍼뜩 깨달았다. 그는 제자들에게 맞다! 가득차게 되었을 때는 곧 이와 같다. 이것이 바로 잡아서 가득 채웠을 때의 이치이다라고 말했다.

 

자공이 옆에서 듣고 있다가 물었다. “선생님, 그럼 어떻게 해야 가득찬 상태를 유지해서 그릇을 기울어지지 않게 할 수 있나요?”

공자가 말했다. “조절해서 양을 줄여야지.”

자공이 또 물었다. “잡아서 채우는 이치란 도대체 무엇인지요?”

 

공자가 말했다.만물은 생겨나서 자라다가, 전성기에 이르면 곧 쇠망하기 시작하지. 사람도 이와 같다네. 즐거움이 극에 달하면 곧 슬픔을 향해 가는 게지. 예컨대 태양이 머리 꼭대기에 이르렀을 때에는 서쪽을 향해 움직여 가기 시작하고, 달이 보름이 되어 가득 차고 나면, 그 이후에는 이지러지는 것과 같은 거라네.

 

그래서 지혜롭고 총명한 사람은 우둔하고날래지 못한 것으로 자신을 지키고, 용감하고 강한 사람은 두려워하고 나약한 것으로 자신을 지키려고 하지. 견문이 넓은 사람은 고루하고 식견이 넓지 못함을 가지고 자신을 지키고 , 부유하고 고귀한 사람은 궁핍하고 검소한 것으로 자신을 지킨다네. 또 천하를 잘 다스리는 사람은 겸양과 공손함으로 자신을 지킨다네.“ 이것이 바로 공자의 잡아서 채우는 이치이다.

 

해가 차면 기울고, 달이 가득차면 이지러지는 것은 자연계의 당연한 현상이다. 교만한 자는 반드시 패하고 오만한 자는 반드시 망한다. 이것은 인지상정이다. 서초패왕西楚覇王 항우項羽는 백 번 사워서 백번 이겼으나 자신의 창을 경솔히 놀리다가 오강烏江에서 스스로 목을 찌르게 되었고, 부견符堅은 채찍질을 하여 물의 흐름을 끊을 정도였으나 교만함을 부리다가 결국 비水에서 패망하고 말았다.

 

이런 것들은 매우 좋은 본보기들이다. 이런 이유로 노자는 말한다. “이런 종류의 겸허한 처세법을 가진 사람은 자만하지 않고, 자만하지 않기 때문에 설령 실패를 만나게 되더라도 그 뒤에 더욱 원만한 성공을 거둘 수 있게 된다.”

 

서양철학 명언

모든 중대한 실패의 이면에는 늘 교만이 놓여 있다.-러스킨(Ruskin John)

 

-<노자 잠언록>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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