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송 詩

경청/정현종

다림영 2013. 3. 30.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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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행의 대부분은

경청할 줄 몰라서 그렇게 되는 듯,

비극의 대부분은

경청하지 않아서 그렇게 되는 듯

, 오늘처럼

경청이 필요한 때는 없는 듯,

대통령이든 신이든

어른이든 애이든

아저씨든 아줌마든

무슨 소리이든지 간에

내 안팎의 소리를 경청할 줄 알면

세상이 조금은 좋아질 듯.

모든 귀가 막혀 있어

우리의 행성은 캄캄하고

기가 막혀

죽어가고 있는 듯.

그게 무슨 소리이든지 간에.

제 이를 닦는 소리라고 하더라도,

그걸 경청할 때

지평선과 우주를 관통하는

한 고요 속에

세계는 행여나

한 송이 꽃 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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