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시절 그 기차역에 다시 가볼까/용혜원

어린 시절 그 기차역에 다시 가볼까

 

 

어린시절 그 기차역에 다시 가볼까

 

어린시절 즐거움을 주던

그 기차역에 다시 가보면

좋은 일들이 일어날 것만 같다

 

그때는 기다릴 사람도 없었는데

무엇이 궁금했던지

기차에서 내려 들어오는 사람들의

표정을 바라보며

동네 친구들과

낄낄대며 좋아했었다

 

사람, 사람들이 그냥 좋았다

옷차림, 걸음걸이, 짐보따리, 예쁜여자아이들

사랑하는 사람을 기다리다 만나는 모습

모든 것들이 즐거움이었다

 

지금은 지하철역에 서 있어도

그런 정겨움이 없다

밀물처럼 쏟아져 나오는 지친 표정의 사람들

쫒기는 듯한 눈초리, 낯선 얼굴들,

차가운 눈빛이 더 많다

 

정겨운 사람들이 그리워질 때면

어린 시절

그 기차역에나 다시 가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