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에서 배우다

'죽음 가이드라인'

다림영 2010. 11. 18.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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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1조선일보

萬物相

 

야마자키 후미오라는 일본 의사가 16년동안 300명가까운 환자가 죽는 모습을 지켜보고 '병원에서 죽는다는 것'이라는 책을 냈다. 그는 결론을 "나는 절대 병원에서 죽지 않겠다" 는 말로 맺었다. 호흡보조장치, 영양공급장치를 주렁주렁 매달고 사는 것도 죽은 것도 아닌 상태로 마지막 날로 미끄러져 가는 것은 인간답고 품위있는 죽음이 아니라고 했다.

 

 

어느 40대환자는 말기 암 판정을 받고 병원 침대를 벗어나 가족과 함께 보내며 인생을 정리한 몇 달이 "지금까지 살아온 40여년보다 훨신 소중했다"는 말을 남겼다. 미국 뉴햄프셔주 하노버의 켄달 실버타운에는 평균 84세인 노인 400여명이 산다. 그중에 위급할 때 심폐소생술을 받겠다는 사람은 한 명뿐이다. 다들 아기가 엄마 젖을 떼듯 천천히 약을 줄이며 눈을 감겠다고 했다.

 

 

미국에선 이처럼 목숨에 매달려 아등바등 않고 품위있는 죽음을 맞자는 '슬로 메디신<slow mediecine>' 운동이 번지고 있다. 장자는 "죽음은 고향으로 돌아가는 것, 두려울 것도 싫어할 것도 없다"고 했다. 인생을 '꿈속의 꿈'으로 본 장자 같은 인물이나 할 수 있는 말이다.

 

 

석가모니가 자식의 죽음을 애통해하며 살려 달라는 어머니에게 말했다. "이 마을집집마다 찾아가 사람이 죽어나간 적이 없는 집에서 공양을 얻어와 봐라. 그러면 아이를 살려 줄 것이다." 죽음은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찾아온다는 얘기다. 그러나 보통 사람들은 죽음의 얼굴과 마주치기를 두려워한다.

 

 

서울대 혈액종양내과가 암 환자 398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론 죽기 반년 전까지 적극적 항암치료를 받은 환자가 95%로 33%인 미국의 세배나 됐다. 한국인은 유달리 삶에 집착하고 죽음에 거부감이 강하다. 그래서 어느 날 준비 없이 자신이나 사랑하는 이의 죽음과 마주하고 당황해 하는 경우가 많다.

 

 

한국죽음학회가 죽음을 잘 맞는 방법을 모아 '한국인의 웰다잉<Well-Dying>가이드라인'알리는 방법, 가족이 돌봐야 할 일까지 환자와 의사, 가족이 준비할 일을 두루 엮었다.

 

 

평생을 이 규칙 속에 살아야 하는 현대인의 죽음마저 가이드라인에 따라야 하는가 생각하면 씁슬하긴 하다. 그러나 '웰빙'은 '웰 다잉'에 의해 마침표가 찍히는 것, 장수<長壽>시대일수록 아름다운 마지막을 고심하지 않을 수 없다.

 

김태익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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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 텔레비젼 프로그램에서 요양원의 노인들의 모습을 잠깐 보았다.

자신의 손으로 자신의 몸을 닦을 수 없는 지경의 노인들이었다.

누군가에 의지해서야만 산다는 것은 도대체 어떤 느낌일까?

만약 내게 그런시간이 내게 온다면 나는 어떤 생각으로 하루를 열고 닫을까?

주변이 온통 노인들의 물결이다.

건강하게 자신의 손으로 모든 것을 해결하며 살아간다면 그 이상 행복한 노년은  없다. 

누구에게 의지해서야만 오늘을 열 게 되는 일은 상상하고 싶지 않은 일이다.

그러나 인생은 생로병사이므로  언젠가 분명 내게도 오게 될 것이다. 

병원에서 이것저것을 끼고 누워 삶을 지탱하는 것은 사는 것이 아니다 .

아름다운 죽음을 염두에 두어야 하겠다.

건강한 노년을 위해 건강한 생각, 먹을꺼리, 운동습관을 지켜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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