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과 동생이 초고층 아파트80층에 함께 살고 있었습니다. 어느날, 두 사람은 밤 12시가 넘어서야 아파트 현관에 들어섰습니다 엘리베이터를 타려고 보니 공교롭게 자정부터 운행하지 않는다는 안내문이 붙어 있었습니다. 아침에 나갈 때도 붙어 있었는데 미쳐보지 못하고 나간것이었습니다.
형제는 등에 크고 무거운 배낭을 메고 있었습니다.
"형 , 어떻게 하지?"
"글쎄, 할 수없지 뭐. 여기서 밤을 새울 수도 없고....걸어서라도 올라가야지."
"좋아!"
두 사람은 혈기왕성하게 계단을 오르기 시작했습니다. 20층까지오르자 배낭이 너무 무겁게 느껴졌습니다. 형제는 배낭을 20층에 두고 올라갔다가 나중에 가져가기로 했습니다. 배낭을 내려놓자 가뿐해진 형제는 가볍게 웃고 떠들면서 다시 올라가기 시작했습니다.
40층에 이르자 다리가 뻣뻣해지고 숨이 턱까지 차올랐습니다. 두 사람은 헐떡 거리며 서로를 원망했습니다. 형이 불만에 가득 찬 목소리로 말했습니다.
"너는 왜 안내문도 안 봤어?"
동생도 지지 않고 말했습니다.
"깜빡했지! 그러는 형은 왜 안 봤어? 나만 봐야 한다는 법이라도 있어?"
두 사람은 핏대를 올리고 시끄럽게 싸우며 힘겹게 계단을 올라갔습니다.
60층에 올라가자 더 이상 싸울 힘도 없었습니다. 묵묵히 계단을 올라 드디어 집 문 앞에 섰을 때, 두 사람은 약속이나 한 듯 동시에 서로의 얼굴을 쳐다보았습니다.
"열쇠!"
20층에 두고온 배낭 속에 열쇠를 넣어놓았던 것입니다.
이것이 우리의 인생입니다. 인생이 꽃필 무렵에는 누구나 의기양양합니다. 등에 멘 배낭도 무겁게 느껴지지 않습니다. 그 안에는 이상과 꿈과 오색빛 희망이 들어 있습니다. 길이 험난해도 두렵지 않습니다.
첫계단부터 올라가기 시작해 20대에 이를 즈음이면 사회에는 여려 가지 규칙이 잇고 해야할 일이 있음을 알게 됩니다. 부담스럽지만 외면할 수 없는 현실 앞에서 그래도 저항의 몸짓을 해보지만 마음은 이미 지쳐 있습니다. 등에 멘 꿈과 이상의 배낭이 슬슬 거추장스러워지기 시작합니다.
'그래, 잠시만 내려놓자. 먹고 사는 문제가 해결되고 사회적인 지위가 어느정도 안정되면 그 때 다시 가져가도 늦지 않을 거야'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렇게 생각합니다. 꿈과 이상을 내려놓고 홀가분해진 기분으로 다시 앞으로 나아갑니다.
나이를 먹을 수록 생활은 안정되고 사회적으로 인정도 받습니다.
'그래, 이런게 사는거야'
꿈과 이상의 배낭은 까맣게 잊은 채 하루하루 즐겁게 살아갑니다.
그러나 40세가 넘어 재산이 많아지고 명성과 지위가 올라갈 수록 경쟁은 오히려 심해지고 설 자리를 잃을지도 모른다는 위기의식이 마음을 초조하게 합니다. 모든 것을 바쳤는데 돌아온것은 배신뿐이라는 원망마저 듭니다. 어떻게 해야 할 지 알지 못한 채 그동안 쌓아올린 모든 것을 지키기 위해 치열하게 살아갑니다.
60고개를 넘어서면 어느덧 지치고 기운이 빠져 젊은 시절의 기세등등함은 찾아볼 수 없습니다. 이제는 조용히 살면서 아름답고 편안한 말년을 보내리라 마음먹습니다. 이때가 공자가 말한 '이순耳順'의 시기입니다. 남을 원망하지 않고 현실 변화에 순응하며 80세까지 걸어갑니다.
마지막 지점에 서 있노라면 문득 진한 슬픔이 가슴가득 밀려듭니다. 일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 꿈과 이상과 오색빛 희망을 20세의 배낭 속에 두고 온것이 그제야 생각난 것입니다. 한번 펼쳐보지도, 날려보지도 못한 꿈! 공연히 제 한 몸뚱이만 이끌고 어느새 인생의 종착역에 와버린 주름진 얼굴 에 두 줄기 눈물이 흐르지만 되돌아갈 수는 없습니다. 인생은 일방통행이기 때문입니다.
<책 장자 멘토링 중에서 >
'오늘의 좋은 글'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삶에 저항하지 말라 (0) | 2010.08.02 |
---|---|
자기 암시의 법칙 (0) | 2010.07.31 |
성공인생 노하우 (0) | 2010.07.24 |
향기로운 사람/황명강 (0) | 2010.07.21 |
나는 진짜 행복합니다 (0) | 2010.07.1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