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애미 항구에서 함께 바다를 바라보던 친구가 말했다.
"가끔 사람들은 영화에서 본 것만을 기억하고 실제가 어땠는지를 잊어버리지. 영화 <십계>를 기억하나?"
"그럼, 모세 역을 맡은 찰턴 헤스턴이 지팡이를 들자 바닷물이 쩍 갈라졌고, 이스라엘 민족이 홍해를 건넜잖아."
"성서에서는 그와 달라."친구가 말했다. "성서에 따르면 신이 모세에게 이렇게 명령랬어. '이스라엘의 자녀들에게 말하라. 앞으로 나아가라고.' 그들이 움직이기 시작하고 나서야 모세는 지팡이를 들었지. 홍해가 갈라진 건 그 다음이야. 결국, 길을 갈 용기가 있는 자에게만 길이 열리는 법이지."
<흐르는 강물처럼 /파울로 코엘료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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엊그제 친구와 얘기를 나누게 되었다.
느닷없이 친구는 내가 왜 이런일을 하고 이렇게 사는지 모르겠단다.
지난날을 돌아보며 우리는 한참을 얘기했다.
그냥 우린 대부분의 어려운집 딸들이 오랜동안 그렇게 살아왔듯이 산 것이었다.
마음속엔 하고 싶은 것들이 너무나 많았지만 다 접어넣고 그냥 남들이 가던 길을 뒤따라
걸어간 것이다.
이제와서 내가 왜 그렇게 살았을까를 얘기해본들 내안에 잠재되어 있는 수많은 재능들을 꺼내어 본들 우린 수동적인 인생을 살아왔으므로 아무것도 살릴 수 없었던 것이다.
모험을 하지 않았던 것이고 용기가 없었던 것이다. 그렇게 파란 젊음을 지니고서도...
친구는 요즘 영어단어 몇개씩을 외운다고 했다.
나도 영어사전을 펼쳐놓고 가끔 글귀도 외워보고 단어도 외우곤한다.
돌아서면 잊어버리고 말지만 뭔가를 해야 할 것 같기만 한것이다.
친구는 뭘하겠다고 이러는지 모르겠다면서 단어를 외운단다.
오늘도 나는 책상앞에 앉지 않으면 마음이 온통 빈 것 같아
무언가 끄적이며 책장을 넘기며 공부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