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들어온 이메일 목록 중 '다시 시작합니다'라는 제목이 눈에 띄었다. 어디에선가 내 글을 읽고 가끔씩 소식을 주는 고등학생 기준이의 메시지였다. 원하던 대학에 불합격해서 내년을 기약하고 다시 시작하기로 햇고, "그런 저의 결정이 올바른 것이기를 기도합니다. 선생님 격려해 주십시오"라고 적고 있었다. 비장한 각오이지만 어쩐지 자신없고 슬프게 들렸다. 나는 "잘 결정했군요. 나중에 후회하지 않도록 다시 시작해 보세요. 오히려 좋은 기회로 삼으세요"라고 짤막한 답을 적어 보냈다. 그러나 사실 지금 기준이에게 그런 메시지는 그저 듣기 좋으라고 하는 립서비스로만 들릴지도 모른다. 아니, 어쩌면 다시 시작할 의도도, 필요도 없는 사람의 여유 있는 호기로 생각할 지도 모른다. 하지만 오래전 나는 정말 뼈아프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