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지갑에는 자동차 운전면허증과 도로공사에서 발행한 고속도로 카드와 종이쪽에 적힌 몇 군데 전화번호 그리고 약간의 지폐가 들어있다. 또 올해의 행동지침으로 적어놓은 초록빛 스티커가 붙어있다. 연초에 밝힌 바 있듯이 금년의 내 행동지침은 이것이다. 첫째, 고속 문화에서 탈피하기 둘째, 아낌없이 나누기 셋째, 보다 따뜻하고 친절하기 그런데 최근에 와서 한가지를 더 추가하기로 했다. 넷째, 놓아두고 가기 그 사연은 다음과 같다. 여름 안거 결제날, 우리들 영혼의 스승 조주 선사의 가풍을 이야기한 끝에 여러 대중앞에서 내 결심을 밝혔다. 길상사를 드나들면서 나는 너무나 않은 것을 얻어간다. 그때마다 마음이 개운치 않고 아주 무겁다. 말로는 무소유를 떠벌이면서 얻어가는 것이 너무 많아 부끄럽고 아주 부담스러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