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나라 때 안진경의 [쟁좌위첩]은 정양왕 곽영의에게 보낸 글의 초고다. 행서의 絶品으로 꼽는다. 조정의 연회에서 백관들이 자리 문제로 다투는 일을 간쟁했다. 곽영의는 환관 어조은에게 아첨하려고 그의 자리를 상서의 앞에 배치하려 했다. 안진경은 붓을 들어 곽영의의 이런 행동을 준절히 나무라며 청주확금淸晝攫金,즉 벌건 대낮에 황금을 낚아채는 처신이라고 격렬히 비난했다. 그중 한 대목이다. 가득차도 넘치지 않는 것이 부富를 길이 지키는 까닭이요, 높지만 위태롭지 않음이 귀함을 길이 지키는 까닭입니다. 어찌 경계하여 두려워하지 않겠습니까?[서경]에는 '네가 뽐내지 않으면 천하가 너와 더불어 다투지 않는다'고 하였지요. 이 때문에 100리길을 가는 사람은 90리를 절반으로 여긴다고 했던 것이니, 만년과 마무리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