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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뭇 깊은 겨울같은 거리다.
한떼의 술패거리들이 시끄럽게 지나가고 다시금 조용하다.
시장의 거리는 밤 8시도 되기전에 거의 문이 닫힌다고 들었다.
이 중앙로는 술집들이 많아 그래도 불들이 요란히 밤을 밝혀주니
나또한 앉아있고 앞집 안경집이 들어가지 않은 것을 보니 9시는 되지 않았다.
예전엔 10가 다 되어야 퇴근하곤 했는데 거의 1시간정도가 빨라진것은
코로나때부터였다.
나처럼 이젠 거리도 늙은듯이 느껴지고
오늘은 왜이리 힘이 나지 않는지..
이런저런 해야 할 것들이 시들해지고 만다.
계획했던 것들을 다 접어두고 아침결심을 지키기위해 책에 코를 박고 시간을 지켰다.
아침손님이 전부였는데 한 손님만 들어도 다행인 요즘
계절의 겨울이 장사치의 한겨울냉기보다는 따뜻할 것이고
뭘 하고 싶은 마음이 일어나지 않을때 늙는 것이 체감되니
이 마음을 일으켜세울 명분이 사라지니 수필집속의 따뜻한 옛이야기들에 마음이 주저앉고
오늘도 어제처럼 조금 일찍들어가 마음가는 조선시대 극이나 봐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한나절은 따뜻했다. 따뜻했는데 화초하나가 고개를 숙이고 있으니 꼭 내모습을 보는것만 같고
아직도 그러고 있으니 언제나 기운을 차리려나 쌀뜨물을 받아놓고 주어보나 고개를 들지 못한다.
어젯밤에 추웠던가 ...
가요들의 피아노곡이 무척이나 겨울처럼 마음을 파고들고 지금나오는 이 곡은 여수밤바다인데
아이들과 함께했던 그밤이 떠오르고 시간은 그렇게 흘러 우리를 겨울속에 데려다 놓았고
한 겨울아닌 겨울을 걸으며 나는 더 먼저 겨울을 헤매고 있다.
여수밤바다를 들으며..
반짝이던 여수밤바다..
우리는 커피머신 작은것 하나를 시켜놓고 다시 그때처럼 행복해한다.
내일은 오려나 모레 오려나..아이들은 얼마나 행복해할지...나는 또 그향기를 맡으며
아이처럼 신나할지...그런생각을 하면서도 어깨는 내려가 올라올줄 모르다니..
가야하겠다. 짐을 싸야지..
집나설때도 집에 들어갈때도 언제나 무거운 내 가방...
오늘은 또 뭔짐인가...
안경집의 불이 어두워진다. 나도 가야지.. 이 늦지않은 밤..
그래도 다행인것은 아침에 나에게 했던 약속을 지켰다는 것이고..
오늘은 그래도 마음에 여백이 생겼다는 것이고
지난 얼마동안 아파 출입했던 병원비가 다만 얼마라도 입금이 되었다는 것이 행복하고
삼십년이 넘도록 한번도 꿈에 나타나지 않던 아버지께서 꿈에 나타나 이사한 집에 오셔서
참 좋은 집이라며 창가에 서성이셨다...
아버지 꿈을 꾸었다고 늙은 엄마에게 전하니 덤덤한 우리엄마
너무 늙어버린 엄마.. 한얘기 또하고..이얘길 하면 저얘길 하고..
음악이 슬프다. 무슨내용이 이리 두서없이 길게 쓰고 있나 일어서야지
..오늘의 일기는 이만..
일찍 일어나자.. 이 노래는 누구의 노래인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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