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좋은 글

정조가 좋아한 시 -

다림영 2022. 12. 24. 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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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송나라 사람 나대경의 [학림옥로]라는 책에 이런 시가 실려 있습니다.

 

하루종일 붐을 찾아도 봄이 보이지 않아

짚신 신고 산꼭대기 구름속을 다 밟고 다녔네

돌아와 우연히 매화 가지 잡고 향기 맡으니

봄은 나뭇가지 끝에 이미 와 있었네

 

당나라 비구니 무진장의 시 입니다. 봄이 왔나 하고 하루 종일 온 산을 헤매고 다녔지만 봄이 온 흔적은 찾지

못했는데, 돌아와 매화나무 가지 끝에 핀 매화  향기를 맡고서 이미 봄이 무르익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는 내용입니다. 진리는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가까운 곳에 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정조 임금은 이 시를 좋아했는데 ,

이 시보다 주희의 [백장산육영]이라는 시에 담긴 뜻이 더 좋다고 하였습니다. 

 

층층 바위가 깊은 골짜기 굽어보는데

작은 오솔길 홀연 중간에 끊어졌네

아무쪼록 노력하여 올라간다면

앞길에 멋진 광경 펼쳐지리라

 

길이 보이지 않아도 지금의 삶을 즐기며 최선을 다한다면 멋진 미래가 펼쳐질 것이라는 이야기 입니다.

 

세월은 우리가 모르는 사이에 찾아오고 또 떠나가기 마련입니다.

가는 세월을 붙잡을 수는 없지만 , 지금의순간순간을 즐기는 사람만이 진정 살아있음을 느낄수 있습니다. 

과거의 기억에 얽매여 현재의 소중함을 알지 못하거나 미래의 삶을 위해 현재의 삶을 저당 잡힌다면, 봄이 온

줄도 모르고 온 산을 헤매는 것이나 마찬가지 입니다. 지금 이순간의 삶을 즐기는 것이 바로행복입니다. 

[일일공부]/장유승/민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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