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반응형
입추가 지나자 선선한 밤기운으로 가을이 멀지 않음을 느끼는 날들이다
한가한 저녁 불현 듯 들려온 노래 ‘봉숭아’...
우리집에도 봉숭아는 늘 장독대 옆과 앞뜰에 그렇게 붉게 피어 있었다.
뒷집 친구는 언니가 둘이나 있어서 봉숭아 물을 참 예쁘게 들이곤 했는데
맞이인 나는 늘 허옇게 들어 미웠다.
엄마는 백반을 마련하지 않고 소금 약간 넣어 콩잎으로 싸매주곤 했다.
언니 하나 오빠 하나 만들어 주지 않았다고 엄마에게 투정하던 어린 내가 보이는 노래..
지금은 아침녘에 동네 한 바퀴 돌며 모아놓은 봉숭아를 냉동실에 넣어두고
일년 내내 백반을 듬뿍 넣어 손톱은 두고 발톱에만 물을 들인다.
명년엔 가게 앞뜰에 천일홍은 두고 봉숭아 씨앗을 뿌려볼까?
오래된 노래인데 들어도 들어도 참 좋다.
식구들 평상위에 모여 앉아 옥수수와 감자를 맛나게 먹던
어린시절의 별이 쏟아지던 밤이 떠오른다.
반응형
'첫음절에 반하다' 카테고리의 다른 글
임형주 (Lim Hyung Joo) - You Raise Me Up (0) | 2014.08.29 |
---|---|
소지로 - 오카리나 (0) | 2014.08.18 |
이선희 반달 (0) | 2014.08.07 |
한국인이 가장 즐겨듣는 클래식 (0) | 2014.08.02 |
[스크랩] 마음의 문을 열어 힘과 용기를 주는 글래식 . . . (0) | 2014.07.3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