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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을 바르며/법정

다림영 2013. 11. 29. 2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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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는 창을 발랐다.

 

바람기 없는 날 혼자서

창을 바르고 있으면

내 마음은 티 하나 없이 맑고 투명하다.

 

무심의 경지가 어떻다는 것을 실감할 수 있다.

 

새로 바른 창에 맑은 햇살이 비치니

방 안이 한결 정갈하게 보인다.

 

가을날 오후의 한때,

빈 방에 홀로 앉아

새로 바른 창호에 비치는

맑고 포근한 햇살을 보고 있으면

내 마음은 말할 수 없이 아주 넉넉하다.

 

이런 맑고 투명한 삶의 여백으로 인해 나는

새삼스레 행복해지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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