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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쓰려면 爲陽德人邊知意贈言

다림영 2010. 7. 1. 2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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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지의 군이 천리 먼 곳으로 나를 찾아왔다. 내가 그 온 뜻을 물었더니 문장을 공부하고자 함이라 했다. 마침 집의 아이들이 뜰에 나무를 심고 있었으므로 나는 그 나무를 비유로 들어 그에게 문장 이야기를 해 주었다.

 

"사람에게 있어서의 문장이란 나무에 있어서의 꽃과 같은 것일쎄. 나무를 심는 사람은 그 심은 뒤에 곧 그 뿌리를 북돋우고, 그 가지를 편안하게 펴 주네. 그러면 머잖아 그 줄기에 진액이 흐르고 가지에 잎이 나며 마침내 나무에 꽃이피네. 그러니 꽃은 어디 다른 곳에서 빼앗아 올 수가 없는 것일세.

 

그러니 군은 뜻을 참되게 하고 마음을 바르게 함으로써 그 뿌리를 북돋우게. 행동을 독실篤實하게 하고 몸을 수양함으로써 그 가지를 편안하게 펴 주게. 경전經典을 궁구窮究하고 예법을 연찬硏鑽함으로써 그 줄기에 진액이 흐르게 하며, 견문見聞을 넓히고 육예六藝를 익힘으로써 그 가지에 잎이 나도록 하게.

 

이에 그 깨달은 바를 갈래지어 온축蘊蓄하고, 그 온축한 바를 펼쳐서 글로쓰면, 사람들이 그것을 보고 문장이라 하네. 문장이란 이런 것일세. 다른 곳에서 빼앗아 올 수가 없는 것이네.

군은 이제 돌아가 스스로 구하게. 다른 스승이 있을 것일세."

-여유당전서 與猶堂全書

 

고전 산문을 읽는 즐거움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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