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소한 풍경

다림영 2014. 12. 11. 2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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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부터 여름 늦가을까지 흐드러지던 나의 천일홍들은 화려한 삶을 마쳤다.

그들이 떠나고 남은 빈 화분에는 해마다 장미조화가 앉아 있곤 했다.

그러나 올해는 이렇듯 생생한 초록빛 밀이 고개를 내밀고 있다.

동생이 어떤 자연공부를 하는 통에 씨앗을 얻은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보리니 밀이니 만지거나 들여다보면서 신기한 생각으로 지나가는데

어느 날 주인여자 갑작스레 내게 들러 이런 말을 한다.

저거 새싹일 때 먹으면 그렇게 좋다며? 나 좀 주라, 어릴 때 먹게.... ’하는 것이다.

책 속의 어느 분께서 좋은 행동과 좋은 생각을 하다보면 좋은 길이 나고

기타 등등의 거친 생각과 행동 속에 자신을 두면 그러한 비슷한 길이 생긴다고 말씀하셨다.

아마도 주인여자는 요즘 몸에 좋은 것만 살펴 먹는지

매서운 추위를 뚫고 올라온 새싹의 아름다움은 보이지 않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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