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만권을 읽으면..
처음처럼 ㅣ신영복 ㅣ돌베개
다림영
2025. 5. 3. 1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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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무유용當無有- 진흙을 이겨서 그릇을 만들지만 그릇은 그 속이 비어있음으로 해서 그릇으로서의 쓰임이 생깁니다. 有가 이로움이 되는 것은 無가 用이 되기 때문입니다. 찻잔 한 개를 고르는 우리의 마음을 반성하게 합니다. 우리가 주목하는 것은 모양이나 무늬 등 그것의 有에 한정되어 있을 뿐 그 비어 있음에 생각이 미치는 경우는 드문가 봅니다.
묵언 - 팽이가 가장 꼿꼿이 서 있는 때를 일컬어 졸고 있다고 하며 시냇물이 담潭을 이루어 멎을 때 문득 소리가 사라지는 것과 같이 묵언嘿言은 역동을 준비하는 내성內省의 고요입니다.
백천학해百川學海-모든 시내가 바다를 배운다는 것은 모든 시내가 바다를 향하여 나아간다는 뜻입니다. 더 낮은 곳으로 내려간다는 뜻입니다. 배운다는 것은 자기를 낮추는 것입니다.
오늘과 내일 사이 -어제가 불행한 사람은 십중팔구 오늘도 불행하고, 오늘이 불행한 사람은 십중팔구 내일도 불행합니다. 어제 저녁에 덮고 잔 이불 속에서 오늘 아침을 맞이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누구에게나 어제와 오늘 사이에는 밤이 있습니다. 이 밤의 역사는 불행의 연쇄를 끊을 수 있는 유일한 가능성입니다. 밤의 한복판에 서 있는 당신은 잠들지 말아야 합니다. 새벽을 위하여 꼿꼿이 서서 밤을 이겨야 합니다.
새벽- 밤과 아침사이, 아픔과 기쁨사이, 절망과 희망사이, 거기 우리가 서 있는 곳, 새벽이 동터 오는 곳.
유각양춘有脚陽春-당나라 현종 때의 재상 송경은 따스한 봄볕 같은 인품으로 칭송을 받았습니다. 백성들을 사랑하고 물건을 아껴서 그가 가는 곳마다 풍속이 아름다워졌습니다. 그래서 그를 일컬어 "다리가 있는 따뜻한 봄 (有脚陽春)이라고 불렀다고 합니다.
화이불류和而不流 화합하되 쉽쓸리지는 않습니다.
춘풍추상春風秋霜- - 남을 대하기는 춘풍처럼 관대하게 하고, 자기를 지키기는 추상처럼 엄정하게 해야 합니다. 그러나 우리가 하는 일을 돌이켜보면 이와는 정 반대인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남의 잘못은 냉혹하게 평가하는가 하면 자기의 잘못에 대해서는 지나치게 관대합니다. 자기의 경우는 그럴 수밖에 없었던 불가피한 전후사정을 잘 알고 있지만,
남의 경우는 그러한 사정에 대하여 전혀 무지하거나 알더라도 극히 일부분밖에 이해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최소한의 형평성을 잃지 않기 위해서라도 우리는 타인에게는 춘풍처럼 너그러워야 하고 자신에게는 추상처럼 엄격해야 할 것입니다. 그것이 대화와 소통의 전제입니다.
통즉구 - 궁즉변窮則變 變則通 通則久주역사상의 핵심입니다. 궁극에 이르면 변화하고, 변화하면 열리게 되며, 열려 있으면 오래간다는 뜻입니다. 양적 축적은 결국 질적 변화를 가져오며, 질적 변화가 막힌 싱황을 열어줍니다. 그리고 열려 있을 때만이 그 생명이 지속됩니다.
강물처럼 - 먼 길을 가는 사람의 발걸음은 강물 같아야 합니다. 필생의 여정이라면 더구나 강물처럼 흘러가야 합니다. 강물에서 배우는 것은 자유로움입니다.
백련강百鍊剛 -"좋은쇠는 뜨거운 화로에서 백 번 단련된 다음에 나오는 법이며 , 매화는 추운 고통을 겪은 다음에 맑은 향기를 발하는 법이다. "
감옥을 홍로紅爐처럼 자기 자신을 단련하는 공간으로 삼고, 무기징역형을 한고寒苦속의 매화처럼 청향淸香을 예비하는 시절로 삼아야겠다는 생각으로 감옥에서 붓글씨로 자주 쓰던 글귀입니다. 돌이켜보면 감옥은 나의 경우 대학大學이었습니다. 인간에 대한 이해, 사회와 역사에 대한 깨달음을 안겨 준 나의 대학 시절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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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시절이 겨울이라 느낀다면
그것이 매화의 향기를 위한 시기라 생각하고
오늘을 견디어내야 할 것임을..
나날이 추위를 이겨내다보면 분명 우아한 향기를 머금게 되리라 생각하는 바..
모든 것에 마음을 다하고 정성을 쏟는다면 분명한 것은
하늘은 스스로 돕는자를 돕는다 하셨으니 ..
귀한 하루를 주시고 임하게 하셨음에 그저 감사함으로 최선을 다 할 것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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