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좋은 글

只有操心

다림영 2014. 12. 13. 14:51
728x90
반응형

지유조심

달아나지 못하게 마음을 꽉 붙들어라

只有操心

 

이덕무李德懋(1741~1793)<이목구심서耳目口心書>에서 말했다.

사람이 한번 세상에 나면 부귀빈천을 떠나 뜻 같지 않은 일이 열에 여덟아홉이다. 한번 움직이고 멈출 때마다 제지함이 고슴도치 가시처럼 일어나, 조그만 몸둥이 전후좌우에 얽히지 않음이 없다. 얽힌 것을 잘 운용하는 사람은 천 번 만 번 제지를 당해도 얽힌 것을 마음에 두지 않는다. 얽힌 것에 글려다니지도 않는다. 때에 따라 굽히고 펴서 각각 꼭 알맞게 처리한다. 그리하면 얽힌 것에 다치지 않게 될 뿐 아니라 내 화기和氣를 손상시키지도 않아 저절로 순경 順境속에서 노닐게 된다.

 

저 머리 깎고 산에 드는 자 중에도 괴롭게 그 제지함을 견디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피를 뽑아 불경을 베기고 행각하며 쌀을 탁발함을 도리어 괴로워하며 못 견뎌 한다. 온몸이 온통 얽매여 부딪치는 곳마다 모두 제지하는 것뿐이다. 이는 조급하고 어지러운 것이 빌미가 된 것일 따름이다. 마치 원숭이가 전갈 떼에게 쏘일 경우 전갈을 잘 처리해 피하거나 없앨 꾀를 낼 줄은 모르고 괴로워하며 온통 긁기만 하는 것과 같다. 이리 긁고 저리 물어뜯으며 잠시도 참지를 못한다. 그럴수록 전갈은 더욱 독하게 쏘아댄다. 죽고 나서야 끝이난다.

..한자생략

..

세상살이에 문제가 떠날 날이 없다. 정작 문제는 문제 그 자체가 아니라 문제가 무엇인지 모르는 것에 있다. 전갈에 쏘인 원숭이가 가려운 데를 긁느라 원인을 제거할 생각을 못하다 결국 죽어서야 끝을 낸다. 고슴도치 가시처럼 들고 일어나는 문제 속에 허우적대다가 몸과 마음을 상하고 인생을 망치는 것을 수없이 본다.

원나라때 학자 허형許衡(1209~1281)이 말했다.

오만가지 보양이 모두 다 거짓이니,

다만 마음 붙드는 것 이것이 중요하다.

萬船補養皆許僞 只有操心是要規

 

  그렇다! 값비싼 보약과 진귀한 보양식은 내 삶을 든든히 붙들어주는 지지대가 못 된다. 마음이 달아난 사람은 그날로 비천해진다. 지유조심!’ 다만 네 마음을 붙들어라. 조심은 두리번거리며 살피는 것이 아니라 내가 내 마음의 주인이 된다는 말이다. 마음을 놓아버려 외물이 그 자리를 차지해버리면 나는 그로부터 얼빠진 허깨비 인생이 된다. 문제에 질질 끌려다니며 문제만 일으키는 문제아가 된다. 조심 하라!

 

책 <조심 >중에서

반응형